춘천시아스파라거스생산자협회 오태곤 회장

2023.08.06 14:16:30

“길은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민하는 농업인

 

 

강원도 춘천시 서면 월송3리에서 만난 오태곤 대표(43세)는 21년 차 농부다.

이곳 월송3리에서 가장 젊은(?) 농부인 그는 상당 규모의 농사를 하는 대농(大農)이다. 인삼 6만 평, 땅두룹 1만 5,000평, 아스파라거스 4,800평, 조경수 2,000평 등을 자경하고 있다.

 

“인삼 농사만 21년째 하고 있습니다”며 겸손하게 말을 꺼내는 그는 “인삼은 올해까지만 할 계획”이라고 해 또 한 번 놀랍다. 연 매출 7억 원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인삼이고, 또 “인삼으로 수익의 대부분을 거두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꽤 괜찮은 소득작물임에도 그는 지금 과감한 작목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21년 차, 부농이 되기까지도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을 해 왔고,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오태곤 대표는 또 다른 도전을 선택한 것이다.

 

오 대표는 “인삼에서 수익을 다 올린다”며 “고부가가치를 내기 위해 거래처를 직접 뚫기도 하고 직판도 늘리는 등 노력을 많이 한다. 이 지역에서는 꽤 잘한다고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인삼재배는 자신 있다”고 말한다.

그가 재배하는 인삼의 약 80%는 ‘정관장’으로 유명한 ㈜한국인삼공사에 납품하고 있다. 안정적인 거래처가 있어 판로 고민은 크지 않다. 다만 인삼 특성상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곧 판매 규모로 직결됨에 따라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판매처를 뛰어넘는 독자 브랜드를 구축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 상황이다.

 

오 대표의 고민도 늘 여기에 있었다고 한다. 그 또한 인삼을 기반한 가공식품으로의 진출을 계획하고 실제로 가공산업까지 확대한 농가를 많이 찾아가 봤지만 쉽게 답을 얻지 못했다고 한다. 시설·장비 구비에 추가 인력까지 투입하는 등 막대한 투자 대비 과연 기대하는 만큼 수익이 있을 까 확신이 어렵다고 한다.

 

 

아스파라거스·‘백미향’ 땅두릅과의 만남

”유튜브도 많이 보고, 농업 관련 해외사이트를 많이 찾아다니는 게 어느새 일상이 됐다”고 하는 오태곤 대표는 “뭔가 알고 싶고, 또 찾아보려고 하는 노력을 나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까지 해 오던 대로만 하면서 가만히 있으면 계속 뒤처지게 된다”며 “수익을 더 높이고, 더욱 효율적으로 농사를 지으려면 더 많은 정보를 찾아서 내 농장에 맞는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빠더팜을 운영하는 오 대표는 지금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아 보인다.

 

 

한국농수산대학 4기 졸업생인 오태곤 대표는 화훼를 전공했다. 하지만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와서는 아버지 농장을 이어받아 인삼을 재배하며 농업에 첫발을 디뎠다.

 

그렇게 인삼에 빠져있던 그였지만 강원도에 아스파라거스가 새로운 소득작물로 도입되고, 또 춘천시에 아스파라거스 작목반이 구성되는 즈음에 도 농업기술원의 권유를 받아 아스파라거스 재배를 시작했다.

“인삼재배만으로도 일손이 달려 하우스 4~5동을 휴경하고 있던 차에 농업기술원에서 아스파라거스를 적극 권장했다. 작목반도 막 태동하는 때라 노는 땅에 한 번 심어 보자는 심정으로 아스파라거스를 시작했다”는 오 대표는 “아스파라거스는 파종하고 3년 차부터 수확하는데, 기대한 것보다 꽤 잘 나왔다. 그렇게 조금씩 재배지를 늘려서 지금 5,000평 규모로 일이 커져 버렸다”고 한다. 강원도 아스파라거스는 올해 처음 일본 수출길에 올랐다. 그는 춘천시아스파라거스생산자협회 회장으로 수출에 앞장서고 있다.

 

아스파라거스에 이어 강원도 농업기술원에서 동계 유망 소득작물로 ‘백미향’ 땅두릅을 선보였다. 품종 보급과 함께 촉성재배 기술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해 오 대표도 촉성재배 기술을 접목했다.

 

땅두릅 촉성재배 기술은 1~2년간 재배한 땅두릅 뿌리를 11월 하순에 굴취해 촉성재배를 위해 설치한 베드에 밀실 후 약 30일간 가온해 연백화한 새순을 시장 가격이 높은 1월부터 3월까지 생산하는 기술을 말한다. 연화재배하기 때문에 일반재배에 비해 연하고 당도가 높다. 또 향이 적어 땅두릅을 샐러드로도 이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어 상품성을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다.

 

“땅두릅 촉성재배를 하며 겨울철 농한기 유휴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고, 경영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는 오 대표는 “4월도 한참 지난 지금도 나올 정도로 수확성이 좋아 1만 5,000평까지 규모를 늘렸다”고 한다.

 

 

아울러 그는 “밀식으로 재배하는 촉성재배 시설을 활용해 겨울철 땅두릅 묘목을 키우고, 이어 새롭게 도입하는 나무 묘목을 이곳에서 순화시켜 노지로 이식할 계획이다”며 “촉성재배 방식을 활용하면 노지 1,000평에서 하는 농자재 투입과 농작업을 100평 하우스에서 대신할 정도로 효율적”이라고 말하는 오 대표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인건비나 농약값만 줄여도 농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경산업으로 또 다른 도전에 나서

오 대표는 외국인 노동자 5명을 고용하고 있지만 매년 늙어 가는 농촌을 보면 고민 아닌 고민이 많아진다.

“원성 3리에서 제가 제일 젊다. 지금은 열다섯 농가지만 앞으로 계속 더 빈집만 늘어날 일만 남았다”며 “이 동네의 모든 논, 밭을 제가 다 도맡아야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는 그는 “스마트팜을 해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아직은 아닌 듯하다. 초기 투자 비용도 그렇지만 유지·관리 시스템 안정화 기술·장비도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고 평한다.  <계속> 

 

 

이 기사는 <월간 팜앤마켓매거진 2023년 5월호>에서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영태 기자 farmmarket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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