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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90조원대 농협 상호금융, 경제사업엔 무용지물

“농협 유통‧가공 투자 기피하면 상호금융 분리해야”

농협중앙회가 위탁 운영하고 있는 농협상호금융특별회계 자금 규모가 무려 90조원에 육박하고 있지만 정작 경제사업에는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에 따르면 오래전부터 인수‧합병(M&A)를 통한 농협 경제사업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음에도 불구, 지난 40여년간 농협 상호금융특별회계에서 농협 경제사업에 지원된 실적이 전무한 실정이다.

2012년 농협중앙회는 농협경제사업활성화 대책을 수립하고 산지 농축협 출하량의 50%이상을 직접 책임 판매한다는 목표를 마련했다. 그리고 발전전략중 하나로 농축산물 유통 계열화를 내세웠다. 회원 농‧축협과 농협중앙회가 공동 투자를 통해서 산지유통을 규모화 전문화하고 종자 공급부터 농산물 최종 소비까지 수직 통합을 통해서 협동조합 역량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농협중앙회가 경제사업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것이 다름아닌 닭‧오리 계열사 인수합병이었다. 대기업 계열사에 떠밀려 닭‧오리시장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던 농협 유통사업의 강화를 위해 조치였다.

올 1월 농협경제지주는 닭‧오리 계열사 인수를 비롯한 2017년 업무계획을 김병원 회장에 보고했다. 이를 통해 목우촌 매출을 현재 5400억원에서 2020년까지 1조원대로 늘린다는 것이다. 농협 목우촌인 닭‧오리 계열사 인수를 추진한 것은 지난 2009년 오리계열사인 모란식품과 전략적제휴를 체결하면서 본격화했다. 모란식품은 오리축산업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했으나 계열사의 방해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 2010년 농협 목우촌은 농협사료와 더불어 대한양계협회 육계분과위원회와 협력해 대한육계축산업협동조합을 출범시켰다. 2011년엔 농협은 국내 최대규모 오리가공업체인 나주 화인코리아 인수를 놓고 사조그룹과 경쟁을 벌였다. 농협은 특히 2015년에는 닭고기 시장에서 4위를 기록하고 있는 체리부로를 인수를 추진했다. 대한양계협회는 농협의 체리부로 인수를 위해서라면 대한육계축협을 해체할 수 있다며 지지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농협 적자설 △인수 대상 기업과의 유착설 △공급과잉에 따른 닭값 폭락설 등 계열사들의 방해도 만만치 않았지만, 농협 경제사업 진출 확대의 걸림돌은 다름 아닌 농축산물 유통‧가공산업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지닌 농협중앙회 금융전문가들의 회의적인 인식 때문이라는 견해가 농협 내부에서 새어 나오고 있다.

농협의 닭‧오리 시장 진출이 미뤄지면서 갈수록 심해진 계열사 횡포가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기업의 농가 착취가 농촌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사정이 이런데도 경제사업 투자를 미룬 농협중앙회는 조류독감, 인수가격 상승, 경영적자 등 변명하기에 급급했다.

지역농협이 농협중앙회에 운용을 위탁한 상호금융회계 규모가 어느듯 9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일각에선 상호금융 자금이 외부 M&A간접 투자 상품 등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경제사업을 위해 공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그 때마라 농협중앙회는 상호금융특별회계가 회원농협에 돈을 맡긴 고객들의 소중한 자산인 만큼 위험한 투자는 어렵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그렇지만 농협중앙회는 2008년 상호금융회계에서 1,777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불러왔다. 2008년에 지구촌 금융권 휩쓸었던 금융위기 때문이라고 변명했지만 2008년보다 더 극심한 고통을 겪었던 IMF외환위기때에도 멀쩡했던 농협 상호금융이 왜 2008년에만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정산과 배당조차 못하는 일이 나타났는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 때 갓 입사한 부동산 전문직원이 수익증권이 제대로 발행됐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은채 거액의 부동산 투자대출 사기를 당한 일에 대해선 변명조차 하기 힘든 상태다.

김현권 의원은“농협중앙회가 인수가격이 오르면 값이 비싸서 안되고 값이 떨어지면 적자기업을 어떻게 인수하느냐는 식으로 경제사업에 대한 투자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며 투자를 게을리 한다면 원래 현 농협중앙회장이 공약한 것 처럼 농협상호금융을 분리‧독립시켜서라도 경제사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할 수 밖에 없다”면서“농협중앙회가 농협은행, 농협자산회사 등과 협력해서 사모펀드 개발‧운용해서 농협상호금융을 비롯한 투자자금을 모으고 농협경제사업을 실질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농협중앙회가 달라지지 않겠다면 현행 중앙회 체제를 상호금융과 품목조합 연합회체제로 전환해서 경제사업을 잘 할 수 있는 조직으로 개편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최근 10년간 농협 인수합병 실적

(단위 : 억원)

법인명

피인수법인명

인수일자

인수금액

비고

농협경제지주

농우바이오

2014-09-04

2,834

지분율 52.8%

농협금융지주

우리투자증권

2014.6.27

9,467

現NH투자증권**

우리선물*

現NH선물**

우리금융

저축은행

2014.6.27

565

現NH저축은행

우리

아비바생명

2014.6.27

678

DGB금융지주에 재매각(ˈ15.1월)

㈜농협네트웍스

㈜NH여행

2009-06-02

-

100%

자회사 합병

* 우리투자증권의 100% 자회사

** 기존 농협증권, 농협선물과 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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