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토양에서 잘 자라는 미국자리공

2022.02.16 09:09:37

보통 이름에 ‘미국’, ‘서양’ 혹은 ‘유럽’ 등의 단어가 있으면 외래잡초이다. 반대로 잡초의 이름에서 ‘미국’, ‘서양’ 혹은 ‘유럽’이라는 단어를 빼면 자생 잡초의 이름이 된다.

 

‘미국자리공’에서 ‘미국’을 뺀 자리공Phytolacca esculenta은 자리공과 자생잡초이다.

 

자리공도 실제로는 중국에서 귀화한 식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로 넘어온 지 너무 오래되어,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섬자리공Phytolacca insularis과 더불어 자생 잡초로 분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리공과 미국자리공은 열매가 맺힌 모양이나 색깔로 구분한다. 미국자리공은 줄기의 색깔이 붉고, 꽃은 흰에 가까운 분홍색이며 포도송이 같은 열매가 옆으로 비스듬하거나 아래로 처져 있다.

 

자리공은 줄기의 색깔이 초록색이고, 꽃은 흰색이며, 열매가 하늘을 향해 난다. 이 둘은 암술의 숫자에서도 차이가 나는데, 미국자리공의 암술은 10개이며, 씨앗이 10개인 반면, 자리공은 암술이 8개이고, 씨앗이 8개이다.

 

 

한때, 미국자리공이 토양을 산성화 시키며 오염시켜 환경을 파괴한다고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 누구도 그 보도를 사실이라고 믿지 않지만, 간혹 강의에서 토양 산성화에 대해서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

 

자리공을 포함해 미국자리공은 식물체 전체에 독이 있고, 주변에 다른 식물을 잘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토양 산성화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지만, 미국자리공이 산성화된 토양, 다시 말해 오염된 토양에서 다른 식물보다 잘 적응하고 살아가는 것은 분명하다.

 

*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2년 2월호>에 게재된 내용의 일부입니다.



국립농업과학원 작물보호과 김진원 농업연구사 farmmarket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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