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황작물 '벼룩나물'

2023.01.23 11:13:11

굳이 방제할 이유도 없어

벼룩나물은 이름에 벼룩이 들어갈 만큼 잎도 작고, 꽃도 작고, 줄기도 가늘다. 거름기 많은 농경지가 아닌 이상 15cm를 넘기기 힘들고, 꽃도 많이 쳐줘야 1 cm 정도다. 다른 풀들과 겹쳐나면 있는지 없는지 유심히 봐야 할 정도다. 일본어로는 ノミノフスマ(노미노후스마)라고 하며, 번역하면 ‘벼룩의 이부자리’ 정도 된다.

 

 

우리나라 이름과 일본 이름에 공통으로 벼룩이라는 말이 들어가서 벼룩나물이 순우리말이냐 일본어를 따와서 지었느냐는 논쟁이 있기도 했었다. 이름의 기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을 보면, 벼룩나물은 구황식물의 하나로 먹었던 식물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하다.

 

벼룩나물은 가을에 싹이 나고 겨울에 자라다가 이듬해 4~5월에 꽃이 피고 씨앗을 맺고 죽는다. 생육 초기에는 바닥을 기면서 자라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면 일어서서 꽃을 피운다.

 

일반적인 환경에서 벼룩나물은 다른 동계잡초와 섞여 자란다. 하지만, 겨울에 농사를 짓지 않는 밭에서 자랄 때는 충분한 거름기 때문에 가끔 그 존재감을 과시하는 듯 길이가 길어져 덩굴성잡초처럼 보이기도 한다.

 

줄기가 워낙 연해 손으로 뜯으면 후드득 잘 뜯어진다. 덩치가 작아 마늘이나 양파 같은 동계작물 수량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방제할 이유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작물 수확하기 전에 노랗게 죽어버린다.

 

   *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3년 1월호>에 게재된 내용의 일부입니다.

 

 



국립농업과학원 작물보호과 김진원 농업연구사 farmmarket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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