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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연구·지도사업이 경쟁력

유자의 재발견, 전남에서 피어난 푸드테크 혁신

전남도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 이보배 연구사

유자는 전라남도를 대표하는 특화작목이다. 고흥·완도·진도 등지에서 주로 재배되며, 특히 고흥은 전국 유자 재배면적의 약 80%를 차지하는 핵심 산지로 꼽힌다. 최근에는 국내 소비를 넘어 수출 효자작목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유자차 수출액은 지난해 2천 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유자 산업이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전라남도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는 유자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만들고 있다. 단순 가공을 넘어 부산물까지 자원으로 활용하는 푸드테크 연구에 나선 것이다. 유자 가공 과정에서 버려지던 유자박과 유자 씨를 활용해 유자박 크런치, 유자씨 샐러드용 소스, 유자 젤리 등을 개발하며 자원 순환형 가공 모델을 제시했다.

또한 오랜 기간 유자 가공업체의 숙제로 남아 있던 갈변과 살균 문제 해결에도 성과를 냈다. 이는 품질 안정성과 제품 다양화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유자 발포음료, 청유자 이너뷰티 제품 등 기능성과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개발까지 더해지며 유자는 ‘가공 한계 작물’이라는 인식을 벗고 고부가가치 산업 작물로 변신하고 있다.

이 연구의 중심에는 전라남도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와 이보배 연구사가 있다. 유자를 단순한 지역 특산물이 아닌, 기술과 결합한 ‘보물단지’로 바라본다.

버려지던 부산물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산업 현장의 문제를 연구로 풀어내며 유자 산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푸드테크로 다시 태어난 유자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유자가공업계 숙원, 갈변·살균 문제 해법 찾다

과일 내부의 갈변현상은 일반적으로 폴리페놀 옥시다아제PPO와 같은 산화 효소의 작용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산화적 갈변은 과일의 영양적·미적 품질을 저하할 뿐 아니라 유통기한을 단축해 가공업체의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유자 가공·수출업계에서는 갈변 문제가 숙원 과제로 꼽혀왔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이보배 연구사는 2년간의 연구 끝에 유자의 갈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물질을 선발하고, 최적의 사용 조건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 일반적으로 상온(25℃)에서 3주가 지나면 갈변이 시작되는 유자를 본 기술로 처리할 경우, 최대 12주까지 산화적 갈변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기술은 특허출원 및 등록을 완료했으며, 전남 고흥군 소재 유자 가공업체에 기술 이전돼 수출용 유자청 제조 공정 등에 적용되고 있다. 또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한국식품영양학회 학술지에 관련 논문 2편이 게재됐다.

 

유자청은 제조과정 중 가열 살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가열 살균 시 향이 손실되거나 갈변이 야기되는 문제점이 있어, 현장에서 저온 살균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보배 연구사는 유자청의 곰팡이 발생 억제와 갈변 및 향 손실의 문제점 해결을 위해 오존가스를 이용한 저온 살균 방법으로 살균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 곰팡이 발생률은 오존 가스 배출 후 가열처리한 것과 오존 가스 배출한 처리 군에서는 15일째까지 곰팡이가 발생하지 않았고 30일째에 각각 34.8, 112mm2 크기의 곰팡이가 발생했다. 연구 결과를 통해 오존으로 살균 시 미생물 오염을 막을 수 있어, 유통기간 연장과 신선도 유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오존 처리를 이용한 유자청의 비가열살균’과 ‘오존수 세척 처리에 의한 유자의 품질 특성 변화 및 저장기간별 살균 효과’ 라는 주제로 국내학술지에 게재됐다.

 

산업폐기물 유자 씨·박, 화장품·식품으로 재탄생

유자는 비타민 A와 C, 구연산이 풍부해 감기 예방과 염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과일이다. 특히 비타민 C 함량은 레몬의 3배, 사과의 25배에 달하며, 멜라닌세포의 활동을 억제해 잡티와 기미 예방 등 피부 미용 효과도 뛰어나다.

하지만 신맛이 강해 생과 섭취보다는 유자청과 즙 등 가공 형태로 소비되며, 이들 제품이 전체 소비의 73%를 차지한다. 이 과정에서 매년 3천 톤 이상의 유자 씨와 유자박이 산업폐기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2021년 농촌진흥청 지역특화 과수 육성사업을 통해 유자를 작목으로 지정받고, 유자 부산물 활용 연구와 제품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연구 결과, 업사이클링 기술을 적용해 유자 씨 오일을 추출, 화장품 소재로 탈바꿈시켰다. 화장품 효능 조사 결과를 토대로 ‘피부 미백 및 주름 개선용 조성물’로 특허출원을 완료하고 올해 에스테틱 화장품 제조업체에 기술이전을 통해 상품화했다.

또 유자 씨 오일을 이용해 만든 소스는 주재료인 유자 과즙과 유자청에 유자 씨 오일을 첨가해 유자 본연의 맛과 향을 살렸다. 이 소스는 NC(Negative Control)와 비교했을 때 염증이 43% 억제되는 것으로 조사됐고 이 결과를 토대로 특허를 출원했다.

또한 기존에 버려지던 유자박을 활용해 찬물에도 쉽게 녹여 마실 수 있는 발포정 형태의 음료 제품도 개발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소포장 형태로 제작돼 휴대성과 섭취 편의성을 높였다. 해당 제조법은 특허출원 및 등록을 완료했으며, 2022년 완도군 소재 가공업체에 기술이전 후 올해 발포정 전문 제조업체를 통해 상품화됐다.

“K-유자 세계화에 기여”

이보배 연구사는 “유자는 저에게 첫 연구성과의 뿌듯함과 박사학위 논문 테마로 유자를 선택한 만큼 여러모로 뜻깊은 작목이다”며 “앞으로도 제품개발에 그치지 않고 도내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유자 가공제품의 상품화, 유통, 수출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하면서 K-유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연구와 현장 지원에 온 힘을 쏟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6년 1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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