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0 (수)

  • 맑음동두천 22.7℃
  • 맑음강릉 24.9℃
  • 맑음서울 21.6℃
  • 맑음대전 23.3℃
  • 맑음대구 24.4℃
  • 맑음울산 24.3℃
  • 구름많음광주 24.3℃
  • 맑음부산 25.7℃
  • 맑음고창 23.5℃
  • 구름많음제주 23.6℃
  • 맑음강화 20.9℃
  • 맑음보은 21.1℃
  • 맑음금산 23.7℃
  • 맑음강진군 25.0℃
  • 맑음경주시 25.6℃
  • 맑음거제 24.8℃
기상청 제공

농촌융복합산업(6차산업)

정읍 이은희 대표, 지황 재배부터 지황 떡까지

“지황 떡은 고급스럽고, 쫄깃쫄깃 식감도 좋죠”

기획 정읍지황 농업시스템, 제20호 국가중요농업유산 등재

 

정읍 지황의 명맥을 잇는 이은희 대표의 가공장에 들어서면 지황 추출물이 발효되는 항아리들이 정겹게 늘어서 손님을 맞는다. 은은한 약재 향이 감도는 마당은 그 자체로 넉넉한 휴식이자 치유의 공간이다.

이은희 대표가 직접 농사지은 쌀과 지황으로 빚어낸 지황 쑥떡, 지황 흑임자 인절미, 지황 팥시루떡 등을 내놓았다. 와우! 고급스럽고, 맛 또한 일품이었다. 과거의 유산으로 머물 뻔했던 1,000년 역사의 ‘옹동 지황’이 이 대표의 손을 거쳐 현대적인 디저트와 선물용 떡으로 재탄생하며 새로운 가치를 증명해낸 순간이다. 전통의 깊은 맛과 현대적 세련미를 갖춘 지황 떡 선물에 감동했고, 지황 명맥을 잇는 자부심과 소비자를 향한 진심을 읽을 수 있었다.

 

이은희 대표는 “우리 정읍 지황이 국가중요농업유산 20호로 지정되어 너무 기뻐요. 지황 떡을 주문하는 소비층이 늘고 있어, 서울 기자님도 먹어보라고 준비했죠. 정상호 치유농업팀장님이 지황 농가들과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 앞으로도 지황 재배부터 지황 가공품까지 다양하게 도전하여 지황의 기능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정읍시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 정상호 치유농업팀장은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은 현장에서 묵묵히 전통 재배 방식을 고수하며 정읍 지황의 맥을 이어온 재배 농가들의 노력의 결실이다. 이은희 대표도 지황 재배의 역사성을 이어가는 주인공이다. 재배뿐 아니라 지황 가치를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먹거리를 연구하고 있다. 특히 지황을 넣어 만든 다양한 지황 떡이 입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있다.

 

또한 “지황은 단순한 약재를 넘어 정읍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핵심 자산”이라며, “재배 농가의 안정적 소득 창출과 함께 세계적인 K-푸드 자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황 농가들과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지황 2,400평의 결실

정읍시 옹동면, 이곳은 조선 중종 시대부터 지황을 재배해온 유서 깊은 땅이다. 최근 농업 유산으로 지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은 옹동 지황의 중심에는, 10년 넘게 흙을 일구며 지황 재배부터 지황 떡을 생산하는 이은희 대표가 있다.

“물론 지금도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지황 재배가 쉽지 않지만, 농업유산 지황을 재배한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습니다. 10년 전, 남편과 함께 옹동 지황의 명성을 이어보자며 시작했는데 처음엔 실패했어요. 지황은 습기에 약하고 배수가 중요해 재배가 까다로운 작물이라는 것을 몰랐던 거죠. 힘들어서 몇 년의 휴식기를 거쳐 다시 도전한 끝에 수확의 기쁨을 맛봤고, 이제는 두 필지(약 2,400평)에 달하는 면적에서 고품질 지황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은희 대표는 “작년에는 유난히 비가 많이 와 고생도 많았다. 지황은 물 빠짐이 제일 중요하다. 다비성 식물이라 퇴비도 많이 줘야 한다. 작년에는 재배 면적 중에 저지대는 비 피해를 좀 입었지만, 물 빠짐이 좋은 곳은 잘 자라 고품질의 지황을 생산했다”고 말했다.

 

기후와 싸우며 일궈낸 ‘농업유산’의 자부심

지황 재배는 ‘기다림과 정성’의 연속이다. 4~5월경 손가락 한 마디 크기로 자른 종근(뿌리)을 심었다가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10월 하순부터 11월 중순 사이, 잎이 누렇게 마를때 트랙터 수확기로 캐낸다. 기계가 흙을 털어내도 결국 사람 손으로 하나하나 선별해야 하는 작업은 고구마 농사만큼이나 고되다.

지황은 물을 싫어하면서도 적당한 습도는 필요로 하는 까다로운 작물 특성 탓에, 가뭄이 심하면 싹이 죽고 비가 너무 많이 와도 생산량이 줄어든다.

 

이은희 대표는 “지황은 기상 여건에 매우 민감하다. 비가 너무 많이 오거나 가뭄이 심하면 수확량이 급감한다. 오죽하면 평당 10kg이라도 나오면 ‘로또’라 불릴 만큼 수익이 높지만, 날씨가 안 맞으면 한 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위험성이 크다”며 재배의 어려움을 전했다.

 

이 대표는 “고생스럽지만, 국가중요농업유산의 맥을 잇는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크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렇게 수확된 고품질 지황은 지역 농협(칠보·옹동)을 통해 전량 수매되어 ‘숙지황’으로 거듭나고, 이 대표의 가공장에서도 건강한 먹거리로 변신한다.

 

5년 숙성 효소와 숙지황의 만남

이은희 대표가 떡 가공에 뛰어든 계기는 직접 지은 농산물로 담근 ‘지황 효소’였다. 생지황의 혈당 강화 성분인 '카타폴(Catapol)'은 가공 과정에서 성분이 변하며 몸에 더 이로운 작용을 한다. 이 대표는 마당의 항아리에서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까지 숙성시킨 지황 효소를 이용해 처음 떡을 시도했다.

 

현재는 효소뿐만 아니라 구증구포(아홉 번 찌고 말림) 과정을 거친 숙지황을 활용해 쑥떡, 인절미, 시루떡 등을 생산한다. 이은희 대표의 떡은 어머님 세대가 지켜온 지황 활용 비법을 전수받아 완성됐다.

 

지황을 활용한 맛있고 고급스러운 떡

“어머니 세대까지는 당연했던 지황 농사가 점차 잊혀가고 있어요. 젊은 사람들은 지황이 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고요.”

 

이런 안타까움은 ‘가공’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졌다. 정읍시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레시피를 개발한 결과, 지황 쑥인절미, 지황 시루떡 등 다양한 떡을 만들었다. 언제든지 소비자가 주문하면 소비자의 취향대로 맛있고 정갈하게 만들어서 택배로 보낸다.

 

지황 쑥떡은 쑥의 향긋함과 지황의 깊은 풍미가 조화를 이룬다. 지황 흑임자 인절미는 고소한 흑임자 속에 숨겨진 지황의 건강함이 돋보인다. 또한 지황 팥시루떡은 전통의 맛을 고급스럽게 재해석했다. 이 대표의 떡은 하나같이 고급스러운 맛과 비주얼을 자랑했다.

쫄깃한 식감, 소비자 사로잡을 브랜드화 기대

이곳의 지황 떡이 특별한 이유는 식감에 있다. 이은희 대표는 “지황 떡을 완성하기까지 정말 수백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황 떡은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딱딱해지기 일쑤였다.

 

쫄깃한 식감과 향을 동시에 잡기 위해 수많은 떡을 버려가며 연구한 끝에 ‘잘 안 굳게 하는 비법’을 찾아냈다. 특히 펀칭기로 쳐서 만드는 방식 등을 도입해 식감을 개선했으며, 소비자가 구매해서 냉동 보관 후 먹을 때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도 본연의 맛이 살아난다.

 

지황 쑥떡을 먹어본 소비자는 “옛날 곶감을 넣은 것처럼 쫀득하고 맛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취재하러 온 기자는 “제가 좋아하는 빵보다 더 맛있고 식감이 좋아 너무 먹었다”며 “취재하러 온 게 아니라 지황 떡을 먹으러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쉽게 지황 시루떡은 다음날 굳는 단점이 있어, 연구 중이다. 물론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으면 한 끼 식사 대용으로 여전히 맛있다”며 솔직한 품질 관리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정직한 노력과 장인 정신이 깃든 옹동면 지황 떡이 더 많은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K-디저트’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직접 재배한 원물 ‘명품 지황 떡’

이은희 대표의 가장 큰 자부심은 ‘정직함’이다. 떡에 들어가는 지황은 물론, 쌀(벼), 콩, 쑥, 깨까지 모두 직접 농사지은 국산만 고집한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지황 떡을 만들 수 있도록 샘플도 많이 만들게 해주시고, 주위에 지황 떡을 알려주셔서 큰 힘이 됐어요. 저 역시 소비자에게 우리 정읍 지황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모든 농산물을 직접 재배하여 재료로 사용합니다.”

 

전통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이은희 대표처럼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끊임없이 연구하고 도전하는 과정임을 그녀의 떡이 증명하고 있었다.

 

*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6년 2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C) 팜앤마켓.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