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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농업/푸드테크

<오피니언>주류박람회의 새로운 모습

최근 다녀온 주류박람회는 단순한 전시 행사를 넘어, 국내 주류 시장의 흐름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자리였다. 행사장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열정과 분위기의 변화였다. 요즘의 주류박람회는 활기와 에너지로 가득 찬 하나의 ‘문화 축제’에 가까웠다.

 

마니아들의 등장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참관객의 연령층 변화였다. 현장에서 체감한 바로는 전체 관람객의 70% 이상이 20~30대로 보일 만큼 젊은 층의 참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친구, 연인과 함께 방문한 이들은 각 부스를 자유롭게 오가며 시음을 즐기고, 서로의 취향을 공유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단순히 술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의 원료, 제조 방식, 양조장의 철학 등을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는 술을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이자 ‘문화 콘텐츠’로 받아들이는 인식 변화로 이해할 수 있겠다. 이러한 젊은 소비층의 유입은 주류 시장 전반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브랜드나 대형 제조사의 제품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이제는 개성과 차별성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선택지가 주목받고 있다. 이번 박람회 역시 그러한 흐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소규모 양조장의 부흥

참여 기업들을 살펴보면, 대기업 중심의 구성이 아니라는 점이 특히 두드러졌다. 대부분의 부스는 전통주 양조장, 지역 기반의 소규모 양조장, 그리고 새롭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신생 양조장들이 참가하였다. 이들은 대량 생산보다는 품질과 개성, 그리고 스토리에 집중한 제품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전통주 양조장들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술을 통해 ‘로컬리티(locality)’를 강조했다. 쌀, 과일, 약재 등 각 지역의 특색을 담은 재료를 활용하여 기존의 전통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소규모 양조장들은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독특한 향과 맛을 구현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맥주, 증류주, 리큐르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기존의 틀을 벗어난 제품들이 등장했고, 각 양조장은 자신들만의 브랜드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전달했다. 신생 양조장들의 도전도 인상적이었다. 비교적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트렌드를 정확히 반영한 제품 기획과 감각적인 브랜딩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패키지 디자인과 마케팅 방식에서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였다. 이는 단순히 ‘맛있는 술’을 넘어 ‘함께 마시고 싶은 술’, ‘경험하고 싶은 브랜드’로 소비패턴을 확장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소비경향의 변화 – 나를 위한 술

관람객들의 소비 행태 역시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다. 이번 박람회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적극적인 구매’였다. 마음에 드는 제품을 현장에서 바로 구매하는 관람객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단순히 한두 병을 사는 수준을 넘어, 여러 종류의 술을 비교하며 선택하고, 만족한 제품들을 구매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다. 일부 관람객들은 대형 가방이나 트렁크를 준비해 와 구매한 술을 담아가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 일종의 ‘수집’ 혹은 ‘취향 투자’의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양한 술을 경험하고, 자신만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발견하며, 이를 일상 속에서 즐기려는 의지가 반영된 행동이라 하겠다.

또한 현장에서 양조자와 직접 대화를 나누고, 그 자리에서 구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는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거리를 크게 좁혀주었다. 이러한 직접적인 소통은 제품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이번 박람회에서는 전통주 산업과 농업의 연계를 조명하는 의미로 있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농촌진흥청의 전통주 연구현황 관련 설명 시간은 참관객뿐만 아니라 참여업체들의 관심을 끌었다. 우리 농산물의 소비 기반을 확대하고, 농가 소득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기 위하여 농촌진흥청은 가공용 쌀, 보리, 과일 등 다양한 농산물들로 전통주를 연구하고, 발효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이러한 양조기술을 양조장에 이전함으로서 농업과 농식품 산업 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고, 농산물의 부가가치도 함께 높아지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의 전통주 연구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농업의 미래 가치를 확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 주류 시장은 더욱 다양해지고, 소비자는 더욱 주체적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자신만의 취향을 탐색하고, 새로운 경험을 즐기며, 이를 소비로 연결하는 젊은 세대가 자리하고 있다. 주류박람회는 그 변화를 가장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던 현장이었으며, 동시에 앞으로의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다. 5월 15일부터 17일까지는 양재동 aT센터에서 막걸리엑스포가 열린다. 다양한 막걸리를 맛보러 다녀오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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