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8 (월)

  • 맑음동두천 18.7℃
  • 구름많음강릉 15.6℃
  • 맑음서울 20.6℃
  • 구름많음대전 19.2℃
  • 구름많음대구 18.7℃
  • 흐림울산 19.3℃
  • 흐림광주 18.7℃
  • 구름많음부산 19.4℃
  • 흐림고창 17.0℃
  • 흐림제주 19.0℃
  • 맑음강화 20.5℃
  • 구름많음보은 17.0℃
  • 흐림금산 18.1℃
  • 구름많음강진군 18.4℃
  • 흐림경주시 19.2℃
  • 흐림거제 17.3℃
기상청 제공

농촌융복합산업(6차산업)

기획/ 청년농업인 ‘스케일업’의 정석

화순 청년농업인 김아랑 대표

농업은 막노동이 아니라 누구나 꿈꾸는 아름다운 직업

“티백 없는 원물차로 백화점 입점”

 

최근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청년 농업인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그중에서도 연기를 전공하고 서울에서 디자인 분야에 종사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친환경농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청년 농업인, 김아랑 대표가 주목받고 있다.

농업이 막노동이 아니라 누구나 꿈꾸는 아름다운 직업이 되길 바란다는 김이랑 대표. ‘억대 매출’을 올리며 유통 전문가로 변신한 사연은 무엇일까.

 

화순군 농업기술센터 최은순 소장은 “사실 농업이라는 게 땀 흘린 만큼 정직하게 보상받는 일이지만, 그 가치를 세상에 알리는 건 또 다른 영역이다. 김아랑 대표는 혼자 앞서가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가는 길을 만드는 따뜻한 리더이다. 예술가 특유의 넘치는 에너지로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모습을 보면, ‘아, 농업도 이렇게 활기차고 멋진 직업이 될 수 있구나’라는 확신이 들게 만드는 청년농업인”이라며 응원했다.

 

아버지의 친환경농업 진심에 ‘트렌드’ 입히다

김 대표와 농업의 인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5년간 농약 한 방울 쓰지 않는 ‘자연재배’를 고집해온 아버지가 “딱 6개월만 도와달라”며 손을 내민 것이 시작이었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발을 들인 농사일이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겼다.

그녀가 농업에 뛰어든 결정적인 계기는 아버지의 땀방울이 담긴 농산물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목격하면서다.

 

“아버지는 둥근마 등 훌륭한 특용작물을 직접 재배하셨지만, 투박한 포장에 담겨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게 늘 안타까웠어요. ‘디자인만이라도 바꿔보자’는 작은 결심이 시작이었죠.”

김 대표의 감각이 더해지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농산물의 가치를 알아본 고객들의 ‘고맙다’는 인사는 그녀를 농업에 깊게 뿌리내리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

 

이후 김아랑 대표는 아버지의 작물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기로 결심했다. 단순히 원물을 판매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직접 브랜드를 창업하고 가공식품을 개발하는 등 현대인의 입맛과 편의성을 고려한 제품을 선보이며 농업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백화점과 마켓컬리에 입점

처음부터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그 당시 아버지가 화순의 특화 작물로 키우려 했던 ‘둥근 마’는 대중에게 생소했고 손질도 까다로웠다. 소기업으로서 홍보비의 한계를 느낀 김 대표는 과감하게 전략을 수정했다. 마를 분말화하여 현대인이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한 끼 식사’라는 브랜드로 리뉴얼한 것이다.

 

2015년 당시, 물만 부어 마시는 선식 개념은 젊은 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합성 첨가물이 가득한 시중 제품과 차별화하여, 100% 천연 재료만을 고집한 ‘프리미엄 전략’이 정확히 적중했다. 그 결과 유명 백화점과 마켓컬리 등에 입점하며 까다로운 시장의 검증을 통과하고 그 품질을 인정받았다.

연 매출 100억을 꿈꾼다

김 대표는 5~6년 전부터 식품 산업이 다시 ‘상향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한다. 그녀는 “처음 농업을 선택할 때 두려움보다는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며, “내가 먹는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소비자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알 권리’를 충족해 주는 것이 우리 브랜드의 슬로건”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사업은 한때 연 매출 6억 원을 기록할 만큼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와 유통 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오프라인 비중을 과감히 줄이면서, 현재는 연 매출 3억 원 규모로 내실을 다지는 중이다. 매출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질문에 그녀는 담담하게 답했다.

 

“매출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탄탄한 자생력입니다. 물량이 부족하여 다른 농가의 작물을 활용해 실험해 보기도 했지만, 고객들이 먼저 그 미세한 차이를 알아채더군요. 결국 아버지의 철학인 ‘직접 재배한 고품질 원물’만이 정답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수량이 부족해 품절이 될지언정,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절대적인 원칙입니다.”

 

일이 너무 재밌어 결혼조차 잊고 살 정도라는 김아랑 대표. 그녀의 뜨거운 열정은 농업을 단순한 1차 생산을 넘어 가치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탈바꿈시켰다.

 

지금은 내실을 기하느라 매출 규모를 조정했지만, 최종 목표는 당당하게 ‘연 매출 100억’을 향하고 있다. 농업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김 대표의 모습은 화순의 들녘만큼이나 밝고 건강한 에너지로 가득했다.

 

청년농업인 스케일업Scale-up 지원 사업 덕분에 도약

그동안 쌓아온 성실함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김아랑 대표는 ‘청년 농업인 스케일업Scale-up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총 1억 5천만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이 지원금을 발판 삼아 가공 사업 고도화를 위한 최신 설비를 도입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도 펼치고 있다.

 

1인 창업으로 시작해 홀로 고군분투해 온 청년 농부에게 이 사업 선정은 명실상부한 강소농으로 거듭나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것을 넘어, 탄탄한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농업 경영체로 도약할 준비를 마친 것이다.

 

든든한 버팀목, 화순군 농업기술센터와 4-H

“이현주 팀장님과 최은순 소장님을 비롯하여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의 헌신적인 관심과 지원이 지금의 성장에 많이 도움됐죠. 화순군농업기술센터는 언제나 믿고 적극적으로 이끌어준 든든한 멘토였습니다.”

김 대표가 농업 포기의 기로에 섰던 2021~22년, 그녀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화순군 농업기술센터와 4-H 연합회였다.

 

화순군 농업기술센터는 김 대표에게 네덜란드 등 선진국 견학 기회를 제공해 시야를 넓혀주었고, ‘청년 농업인 경쟁력 제고 사업’을 통해 지금의 원물차 패키지를 완성하도록 도왔다.

 

농업기술센터 이현주 팀장은 “지역 청년 농업인들의 모임인 4h연합회에서 맏언니 역할을 하며 자신의 마케팅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하고 있다. 디자인과 유통에 서툰 동료들에게 아이디어를 주고, 백화점 입점 경험을 나누며 화순 청년 농업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6년5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C) 팜앤마켓.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