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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농업인/스마트팜

강진 청년농업인 박찬호 대표, 스마트팜으로 품질과 경쟁력 높여

“장미 새순이 올라올 때 가장 행복하죠”

기획│매일 장미꽃과 대화하는 청년농업인

 

‘청년농업인’이라는 말은 이제 낯설지 않다. 하지만 부모의 뒤를 이어 농업을 선택하고, 첨단 스마트팜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농업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청년은 여전히 많지 않다.

 

전남 강진에서 장미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박찬호 대표도 그런 청년농업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충남대 졸업 후 대학원까지 진학했던 그는 연구자의 길 대신 부모가 일군 장미농장을 선택했다.

 

단순히 가업을 잇는 데 그치지 않고 스마트팜 기술을 접목해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며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승계농이다.

 

김순옥 강진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장미농사라면 무엇이든 즐겁게 배우고 연구하면서 농사짓는 승계농이자 스마트팜 청년농업인이다. 부지런히 배우려는 모습이 더 멋져서 언제나 응원해 주고 싶다”고 소개한 뒤 “정성을 다해 생산한 장미는 품질이 우수해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청자축제 장미 전시에서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앞으로 강진 화훼산업을 이끌어갈 청년농업인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업이 오히려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박 대표가 농업을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부모는 약 15년 전 귀농해 장미를 재배했고,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농장을 드나들며 장미와 함께 성장했다.

 

“대학원 시절 연구보다는 부모님을 도우며 장미를 키울 때 더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농촌에는 젊은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그것이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대부분의 청년들이 도시를 향할 때 농촌을 선택했다. 그리고 농업을 ‘블루오션’이라고 말한다.

 

희망이 된 ‘생애 첫 농지 취득 지원사업’

농촌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청년농업인을 위한 각종 정책과 지원사업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도전을 뒷받침했다. 청년창업농 지원사업과 정책자금, 문화복지 지원, 청년 대상 금융지원 등 다양한 제도가 초기 정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찬호 대표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정책은 한국농어촌공사의 ‘생애 첫 농지 취득 지원사업’이다. 현재 약 1,600평 규모의 장미농장을 직접 관리하고 있지만 대부분 임차농지인 만큼, 자신의 이름으로 된 농장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저금리로 농지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제 명의의 농장을 마련해 더 안정적으로 장미를 재배하고 싶습니다.”

 

청년농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초기 투자비다. 그는 이러한 정책이 단순한 금융지원이 아니라 청년들이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데이터농업으로 고품질 장미 생산

박찬호 대표는 일주일에 세 차례 공판장으로 출하한다. 수확한 장미는 서울과 광주, 영남권 공판장으로 출하되며 계절과 소비 상황에 따라 가격은 달라지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정한 품질과 출하량을 유지하는 것이다.

 

“농사는 많이 생산하는 것보다 꾸준히 생산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인건비는 계속 들어가기 때문에 일정한 생산량을 유지해야 경영도 안정됩니다.”

 

스마트팜은 바로 이러한 균일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다. 환경 데이터를 기반으로 장미의 생육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계절 변화에도 안정적인 품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장미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매일 데이터를 확인하고, 작물의 작은 변화를 놓치지 않는 것이 결국 좋은 품질로 이어집니다. 스마트팜도 결국 사람의 관심과 경험이 더해질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승계농은 미래를 만드는 사람

박찬호 대표는 자신을 단순히 부모의 농장을 이어받은 ‘승계농’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모 세대가 일군 기반 위에 스마트팜과 데이터 농업을 접목해 새로운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믿고 있다.

 

기후변화로 재배 환경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고, 농촌의 노동력 부족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경험에만 의존하는 농업이 아니라 데이터와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농업이 앞으로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부모님 세대가 경험으로 농사를 지었다면 저희 세대는 경험에 데이터를 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가 함께 가야 앞으로 농업 경쟁력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는 스마트팜이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농업인의 경험을 더욱 정확하게 실현하는 도구라고 말한다. 자동화 시설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농업인이 얼마나 세심하게 작물을 관찰하고 데이터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는 것이다.

 

조성우 강진군농업기술센터 청년농업인 담당자는 “박찬호 대표는 청년 창업농장 조성사업을 통해 보광등과 유동팬 등 스마트팜 시설을 구축하며 장미 재배환경을 한 단계 끌어올린 청년농업인”이라며 “시설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자신의 재배기술과 접목해 품질 향상과 생산성 제고로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칭찬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매일 장미와 대화하며 하루를 시작하다

박 대표의 하루는 장미를 살피는 일로 시작된다. 하우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새순의 상태를 확인하고, 잎의 색과 줄기의 생육 상태를 살핀다. 전날까지 보이지 않던 새순이 힘차게 올라온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농사는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 날씨가 달라지고, 햇빛이 달라지고, 온도와 습도가 달라지면서 장미의 생육도 매일 조금씩 변한다. 그 작은 변화를 읽어내는 것이 농업인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장미를 보다 보면 말을 하지 않아도 상태가 보입니다. 오늘은 물이 조금 더 필요한지, 환경이 좋은지, 아니면 조금 힘들어하는지 그런 것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는 “매일 장미와 대화한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장미의 작은 변화를 놓치지 않는 관심과 관찰이 결국 좋은 품질의 꽃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6년 7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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