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주민자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읍·면에 권한과 재정을 확대하고, 주민이 세운 계획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지역 거버넌스 구축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위원장 김호)는 지난 12일 위원회 대회의실에서 ‘농어촌형 주민자치 기반 거버넌스 구축 TF’ 제3차 회의를 열고 정책연구 중간보고와 함께 5대 전략과 15개 정책과제를 검토했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농어촌정책의 실행 단위인 읍·면에 보다 실질적인 역할과 권한을 부여하는 데 있다. 단순히 주민자치 조직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주민대표기구와 행정, 실행조직, 재정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 주민이 지역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책연구 책임자인 황종규 동양대학교 교수는 농어촌정책의 한계를 개별 사업이나 재원 부족만의 문제가 아닌 ‘거버넌스 구조’의 문제로 진단했다. 실제 정책이 집행되는 읍·면이 계획 수립과 예산 편성, 사업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역할과 권한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성과와 국내외 사례, 현장 의견 등을 종합해 5대 전략과제와 15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5대 전략과제는 ▲읍·면 자치의 제도적 확장 ▲주민대표기구의 대표성과 플랫폼 기능 강화 ▲읍·면 앵커법인(연계법인)을 통한 집행력·지속가능성 확보 ▲읍·면 재정분권과 공공위탁체계 구축 ▲계획-예산-사업의 상향식 연계다.
세부 방안으로는 읍·면 사무 위임·이양과 읍·면장 주민추천제, 농촌형 주민자치회 구성모델과 마을자치 활성화, 읍·면 앵커법인 육성, 읍·면 총액예산과 정책재원 연계 등이 제시됐다. 특히 마을에서 시작된 계획이 읍·면을 거쳐 시·군으로 이어지는 상향식 계획체계 구축도 주요 과제로 다뤄졌다.
주민자치회의 역할도 한층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주민자치회를 지역 주민과 기관·단체를 연결하는 읍·면 단위 주민대표 플랫폼으로 만들고, 주민자치회가 수립·결정한 자치계획을 앵커법인이 실행한 뒤 결과를 다시 주민총회에 보고하는 선순환 구조다.
여기에 읍·면 총액예산과 각종 정책재원을 연계해 주민이 계획을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업까지 추진할 수 있도록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TF 위원들은 이날 농어촌 특성을 반영한 주민자치회의 대표성 확보와 역할 강화뿐 아니라 읍·면 행정의 권한과 책임 확대, 주민자치회와 실행조직의 역할 분담, 지역 자원과 재원 활용, 관계부처 정책 연계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구자인 TF 단장은 농어촌형 주민자치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주민자치회 자체의 제도 개선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 단장은 “읍·면 행정의 권한, 주민대표기구, 실행조직과 재정을 함께 연계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읍·면 사무의 위임·이양과 주민추천제 등 단계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농어촌 읍·면의 자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현장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행정안전부의 주민자치 제도와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정책을 연계하는 방안도 강조됐다. 주민자치회가 계획과 의사결정을 담당하고 읍·면 행정과 실행조직이 이를 뒷받침하는 체계를 구축해 주민에게 실질적인 지역 문제 해결 권한을 부여하자는 취지다.
김호 위원장은 “농어촌 현장에서는 주민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려는 다양한 주민자치 활동이 나타나고 있다”며 “농어촌 문제는 행정안전부와 농림축산식품부뿐 아니라 복지 등 여러 부처의 정책이 서로 연결돼 있는 만큼, 위원회가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관계부처와 협력해 실효성 있는 정책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농특위는 이번 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정책연구에 반영해 정책과제를 보완할 예정이다. 오는 27일 열리는 제4차 TF 회의에서는 핵심 쟁점과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해 농어촌 현장에서 실제 작동할 수 있는 주민자치 기반 거버넌스 구축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