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 농장의 스마트화가 개별 장비를 자동으로 움직이는 단계에서 축사와 닭의 상태를 데이터로 읽고 농장주의 관리 판단을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 스마트축산환경과 김재은 연구사가 설명하는 2세대 육계 스마트팜의 가장 큰 특징도 여기에 있다. 기존 장비의 자동화에 새로 개발한 기술과 데이터를 연결해 농장주가 축사 환경과 사육 상태를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1세대가 개별 장비의 자동화에 중점을 뒀다면 2세대는 새로 개발한 기술과 기존 장비의 정보를 연계해 보다 정밀한 환경관리와 농장주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자동 급이·급수기와 사료빈 관리기, 체중계, 온도 기반 환기제어기 등은 1세대에서도 활용됐다. 장비를 원격으로 제어하고 관리하면서 작업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2세대에서는 주행형 환경관리장치와 능동형 환기제어 기술이 더해졌다. 여기에 각 장비와 감지기에서 수집되는 정보를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연결해 예측 평균 체중과 열환경, 가스 농도 균일성 등 농장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축사 안을 ‘한 공간’으로 보지 않는다
김 연구사가 설명하는 주행형 환경관리장치의 특징은 축사 내부 여러 지점의 환경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장치는 축사 천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이동하면서 암모니아와 황화수소, 이산화탄소 등 가스 농도와 온도·습도를 측정한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는 축사 내부의 위치별 환경 차이를 색상으로 표시한 지도로 만들어진다.
농장주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이를 확인하면서 가스 농도나 온도·습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곳이 어디인지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어느 지점에 환기나 바닥관리가 필요한지도 판단할 수 있다.
바닥관리도 자동화했다. 습해지기 쉬운 음수라인 주변에 깔짚을 자동으로 살포하는 방식이다. 현장 적용을 위해 닭이 3주령일 때 음수라인 주변에 1㎡당 약 0.76kg의 깔짚을 한 차례 살포하는 기준을 설정했다.
‘온도가 오른 뒤 환기’에서 ‘미리 예측해 환기’로
환기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기존 방식은 축사 내부 온도가 설정값에 도달하면 온도 센서의 측정값에 따라 환기팬이 작동한다. 이미 온도가 변한 뒤 대응하는 방식이다.
능동형 환기제어는 외부 기상 조건과 축사 구조, 단열성능, 닭의 발열량 등을 반영해 축사 내부의 온도 변화를 예측한다. 목표 사육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환기량을 미리 계산하고 그에 맞춰 환기팬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김 연구사의 설명대로라면 단순히 환기팬을 자동으로 켜고 끄는 것이 아니라 축사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를 예상해 미리 대응하는 데 의미가 있다. 기존 방식보다 온도 변화에 앞서 대응함으로써 축사 내부 온도의 변동 폭을 줄이고 환기팬을 효율적으로 가동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고온기에도 이러한 예측 방식은 활용할 수 있다. 현장 실증에서는 기존 온도 센서 기반 환기 방식과 비교해 고온기 낮 시간대 축사 내부 온도가 1.5~2.0℃ 낮아졌다.
다만 김 연구사는 적용 효과가 모든 농장에서 동일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설명한다. 축사의 단열성능과 환기설비 용량, 사육 규모 등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농장주가 필요한 정보를 한곳에서 본다
2세대 스마트팜에서 데이터가 농장주의 실제 관리로 연결되는 곳이 통합관리시스템이다.
농장주는 휴대전화 앱이나 컴퓨터 웹사이트를 통해 시스템에 접속해 농장 기본정보와 환경정보, 사양정보, CCTV 영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환경정보에는 온·습도와 가스 농도를 비롯해 입기·냉방·난방·조명 등 제어장치의 작동 상태가 포함된다. 주행형 환경관리장치에서 수집한 정보를 통해 축사 내부의 열환경과 가스 등의 균일성도 살펴볼 수 있다.
사양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입식수수와 폐사수수, 도태수수, 현재 사육수수, 육성율, 평균체중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 평균 체중과 예상 급이·급수량도 분석해 제공한다.
결국 농장주가 각각의 장비에서 따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축사 환경과 닭의 사육 현황을 한곳에서 살펴보고 필요한 사양·환경관리 판단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모든 농장에 바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농가가 실제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축사 여건도 살펴야 한다.
2세대 육계 스마트팜은 통신·전력 설비를 갖춘 현대화된 무창 육계사에 적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특히 주행형 환경관리장치를 설치하려면 장비가 움직일 수 있는 레일과 장비 하중을 견딜 수 있는 H빔 구조가 필요하다.
따라서 도입에 앞서 기존 축사 구조와 시설을 확인해야 한다.
비용도 농가가 판단해야 할 부분이다. 3만 수 규모 육계사 1개 동에 신규 도입할 경우 약 8,000만~1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제 비용은 기존 시설과 보유 장비, 장비 간 호환성, 설치 범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초기 투자비 부담은 있을 수 있지만 사료효율 개선과 에너지 절감, 생산성 향상 효과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투자비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현장 적용성 높여 농가 보급으로
이제 중요한 것은 개발한 기술을 농가 여건에 맞게 적용하고 보급하는 일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은 현재 실증 중인 농가에 이어 정읍 지역 농가 1개소에 2세대 육계 스마트팜을 추가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장 적용성을 보완하고 2027년에는 신기술보급사업을 통해 농가 8개소에 보급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말레이시아에서 현지 실증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고온다습한 기후와 현지 사육 형태를 고려해 2세대 스마트팜을 구성했으며 클란탄주 실증농가 1개소에 시설·설비 구축과 시운전을 마쳤다.
앞으로 현지 사육 결과를 토대로 생산성과 환경개선 효과를 분석하고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 가능성도 검토할 계획이다.
김재은 연구사가 설명하는 2세대 육계 스마트팜의 변화는 장비의 자동화 자체에 머물지 않는다. 축사 곳곳에서 수집되는 환경·사양 정보를 연결하고 농장주가 이를 실제 관리 판단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지점이 1세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2세대 육계 스마트팜의 특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