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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농/품목별연구회

청년농업인 ‘옥수수 하나로 어디까지 가능할까’ 안성 청년 김유미 대표

“체험농장과 카페가 결합된 공간을 브랜드로 키우고 싶죠”

“농업인이 되고 싶어서 귀농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유치원 교사였던 김유미 대표의 농업은 ‘계획된 귀농’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뇌출혈이라는 예상치 못한 위기 속에서 시작된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 위기를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꾸고 있다.

 

유치원 교사는 이제 농촌에서 아이들에게 자연을 가르치고, 옥수수빵을 개발한 제빵사가 되었으며, 노랑나랑카페를 운영하며 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알리는 기획자가 됐다. 농업과 교육, 가공과 체험이 하나의 공간에서 연결되는 모습은 청년농업인이 만들어 갈 미래 농업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김유미 대표는 “안성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초기부터 다양한 교육을 받았다. 특히 가공기술과 베이커리, 체험 프로그램 운영 방법 등을 익혔고, 필요한 교육이 생기면 농업기술센터 이선행 주무관께서 적절한 프로그램을 연결해 주었다. 사업을 하려면 이것저것 많이 경험해 봐야 하는데, 민간 교육은 비용 부담이 크다. 하지만 기술센터에서는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안성시농업기술센터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아버지 ‘대신’ 시작한 농사가 ‘내 일’이 되다

처음에는 아버지를 대신하기 위해 시작한 농사였다. 하지만 어느새 농장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고민하는 청년농업인이 됐다. 기후변화로 어려워진 옥수수 재배를 연구하고, 직접 가공품을 개발하고, 체험농장을 운영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시작했지만, 이제는 제가 더 잘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김유미 대표의 농업은 가족의 위기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그 위기는 한 청년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이제 도전은 단순히 옥수수를 재배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옥수수 하나로 어디까지 가능할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재배에서 체험까지’ 농촌융복합산업

“농사는 생산으로 끝나면 안 됩니다.”

김유미 대표는 옥수수를 단순한 농산물로 생각하지 않는다. 밭에서 수확한 순간이 끝이 아니라 그때부터 새로운 가치가 시작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옥수수 농장은 조금 특별하다.

 

넓은 옥수수밭 옆에는 카페가 있고, 카페 안에는 직접 개발한 옥수수빵과 옥수수 음료가 진열돼 있다. 누구나 체험을 통해 옥수수를 수확하고, 빵을 만들고, 자연을 관찰할 수 있다.

재배와 가공, 판매, 체험이 하나의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다.

어쩌면 김유미 대표가 그리고 있는 농업은 ‘생산하는 농업’이 아니라 ‘사람이 찾아오는 농업’인 것이다.

 

수확한 옥수수를 판매하다 보니 소비자들의 요구가 조금씩 달라졌다.

“찐옥수수를 사 가고 싶어요.”

“집에서도 먹을 수 있게 해 주세요.”

“옥수수로 빵도 만들 수 있나요?”

이런 질문들이 하나둘 쌓이면서 직접 가공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현재 카페에서는 직접 재배한 옥수수를 활용해 찐옥수수와 옥수수 음료, 옥수수빵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쌀케이크까지 더해 메뉴를 다양화했다.

 

농업기술센터 교육 덕분에 제빵사 되다

농장을 운영하면서 제빵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안성시농업기술센터 교육과 스스로의 공부를 통해 제빵 기술을 익혔고, 제품 개발도 직접 맡았다.

 

제품 하나를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옥수수는 수분이 많아 일반 밀가루 반죽과는 성질이 전혀 달랐다. 배합을 조금만 바꿔도 맛이 달라졌고, 제조사마다 원료의 특성도 달랐다.

 

“밀가루 하나만 바꿔도 맛이 달라져요.”

같은 제품을 수없이 만들어 보며 가장 좋은 조합을 찾았다. 어떤 원료가 가장 잘 어울리는지, 액상으로 넣을지 가루로 넣을지, 반죽 시간은 얼마나 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직접 시험했다.

 

“많이 주고, 친절하게”

김 대표는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대신 손님들이 기억하는 것은 넉넉한 인심이다.

“양이 많아요”, “친절해요”, “디저트가 맛있어요”

손님들의 후기다. 처음에는 손이 커서 그랬다고 말하지만, 결국 그것이 이 농장의 경쟁력이 됐다. 농업도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유아교육을 전공하며 익힌 ‘사람을 대하는 방법’은 이제 카페와 체험농장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김유미 대표가 만드는 것은 단순한 옥수수빵이 아니다. 손님들은 옥수수를 먹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라, 옥수수가 자라는 농장을 보고, 직접 수확하고, 빵을 만들고, 가족과 하루를 보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농산물은 체험이 되고, 체험은 추억이 된다. 그 추억은 다시 농장을 찾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김 대표는 그렇게 ‘옥수수 하나’를 중심으로 새로운 농업의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자연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교실입니다”

김 대표는 체험 프로그램을 단순히 ‘농촌체험’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관찰하고, 만들며 배우는 살아있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프로그램 하나를 만들더라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접근한다.

옥수수를 직접 따보고, 껍질을 벗겨보고, 옥수수가 어떻게 자라는지 관찰하고, 옥수수로 떡을 만들고, 옥수수를 활용해 인형도 만들어 본다.

놀이처럼 진행되지만 그 안에는 자연스럽게 농업과 식생활 교육이 담겨 있다.

 

김 대표는 계절에 따라 농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달리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수수 수확철에는 옥수수 체험을, 연꽃이 피는 시기에는 연꽃 관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겨울에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쌀케이크 만들기 체험을 운영한다.

 

안성시농업기술센터가 길을 열어주다

체험 프로그램이 처음부터 완성됐던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안성시농업기술센터 4-H 청년농업인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또래 청년농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의견을 나누며 지금의 체험 콘텐츠를 하나씩 만들었다.

딸기 농가, 배 농가 등 서로 다른 품목을 재배하는 청년농들과 머리를 맞대며 농촌에서 가능한 교육 콘텐츠를 고민했고, 그 경험은 지금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김 대표는 체험농장을 운영하면서 안성시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여러 차례 받았다. 베이커리 교육을 비롯해 꽃차, 가공,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꾸준히 수강했다.

“필요한 교육이 있을 때마다 이선행 주무관께서 전화해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새로운 기술을 하나씩 익혀 농장에 접목했죠. 특히 체험농장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 베이커리 교육을 연결해 준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김 대표는 “민간에서 이런 교육을 받으려면 비용이 적지 않은데, 기술센터에서 다양한 교육을 가까운 곳에서 받을 수 있어 조금 더 빠르게 정착했다”고 말했다.

 

김유미 대표는 “식당도 잘되면 분점이 생기듯이, 농장도 그런 형태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체험농장과 카페를 더 넓게 운영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상은 단순히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지역 농산물과 농촌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농업이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다.

 

*이 기사는 월간 팜앤마켓매거진 2026년 9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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