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우리 식품산업 전체의 지속가능한 글로벌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박진선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은 지금의 K-푸드 열풍을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식품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식품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원재료와 포장재 가격, 에너지 비용, 물류비 등 기업의 생산비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환율 변동과 글로벌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현장에서 느끼는 부담도 크다. 식품업계에서는 원가 부담과 내수 부진, 수출 환경 변화가 주요 애로사항으로 제기되고 있다.
반면 K-푸드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관심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박 회장은 단순히 수출액을 늘리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이를 국내 식품기업의 제조 경쟁력 강화와 중소·중견기업의 성장, 해외시장 대응력 향상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봤다.
“수출이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 식품기업들의 제조 경쟁력이 높아지고, 중소·중견기업도 함께 성장하고, 해외시장에 대한 대응력이 커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박 회장이 지난 1년 동안 여러 식품기업을 만나며 가장 크게 느낀 것도 기업들이 안고 있는 현장의 어려움이었다.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식품안전과 원료·생산, 수출과 해외 규제, 인력과 노무, ESG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식품산업의 약 9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문제가 생겨도 누구에게, 어디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중소 식품기업에서는 품질·안전, 인증, 노무, 수출 등 여러 업무를 한두 명의 담당자가 맡는 경우가 많다. 제도가 바뀌거나 새로운 요구가 생기면 관련 정보를 직접 찾고 판단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
정부와 기관의 지원사업도 많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자사에 맞는 사업을 찾기 어렵고 신청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 박 회장의 설명이다.
이러한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 식품기업지원센터다.
박 회장은 센터가 단순히 기업의 건의사항을 관계기관에 전달하는 창구가 아니라 전문가가 직접 상담하고, 필요하면 현장까지 찾아가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이 도움을 요청하기를 기다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기업의 규모와 업종, 지역에 맞는 지원사업을 찾아 먼저 안내함으로써 기업이 놓칠 수 있는 기회를 줄이는 것도 센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협회가 단순히 산업계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실제로 어려움을 겪는 현장에 직접 들어가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갖게 됐습니다.”
박 회장은 식품기업지원센터가 지난 1년 동안 현장에서 느낀 고민을 구체적인 사업으로 연결한 결과라며, 협회가 ‘회원사가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찾을 수 있는 조직’으로 변화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했다.
식품업계가 당면한 원료 조달 문제에 대해서는 시장 현실을 반영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산 농산물 활용을 확대한다는 정부의 국산콩 수급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두유·두부·장류 등 식품시장은 원가 구조와 제품에 따라 국산콩과 수입콩 시장이 뚜렷하게 분리돼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식품업계가 안정적으로 원료를 조달하고 생산할 수 있도록 수입 식용콩의 안정적인 수급을 보장하면서 국산콩 활용은 시장 수요에 맞춰 장기적이고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원가 부담도 주요 현안으로 꼽았다.
고유가는 운송비뿐 아니라 포장재 등 석유화학 원부자재 단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식품기업의 원가 부담을 높이고 있다.
협회는 중동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주요 가공식품의 포장재와 원료 수급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 기업의 원가 상승 압박을 줄이기 위해 주요 수입 원자재의 할당관세(TRQ) 품목 확대와 적용 기한 연장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GMO 완전표시제와 관련해서는 제도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업계가 준비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간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가 기존 논의 일정에 맞춰 제도 이행을 준비해 왔지만 시행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어려움이 있는 만큼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국내 식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수출 경쟁력 강화, 중소·중견 식품기업 지원, AX(AI Transformation·인공지능 전환) 대응 등 세 가지 방향에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 협회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은 해외 소비자의 수요와 현지 시장의 특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기업들이 해외시장에 보다 원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수출 지원정책을 확대하고 국가별 식품 규제와 인증, 통관 등 비관세장벽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협회는 기업과 정부를 연결하는 가교로서 현장의 수출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정부 정책과 제도 개선에 반영하는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중소·중견 식품기업에 대한 지원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박 회장은 우리 식품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현장 밀착형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통해 개별 기업의 성장을 넘어 식품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쓸 방침이다.
AX 전환도 식품산업이 준비해야 할 새로운 과제로 꼽았다.
박 회장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식품산업에도 새로운 변화와 기회를 가져오고 있으며, 이제 AX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생산성과 품질관리, 식품안전,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협회는 식품기업들이 AX 전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전문기관, 기업 간 협력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기업들이 기술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식품산업의 AX 전환을 지원하는 연결자이자 협력 플랫폼 역할도 확대한다.
박진선 회장은 “지금의 K-푸드 열풍을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대한민국 식품산업의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 식품산업이 가장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