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건물이나 돈으로 움직이는 조직이 아닙니다. 결국 사람이죠. 조합원과 얼마나 가까이 있느냐, 얼마나 진심으로 현장을 챙기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조합원이 체감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농협은 농민을 위해 존재해야 하며, 농협 이익은 결국 조합원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광주원예농협 정일기 조합장은 인터뷰 내내 ‘조합원’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꺼냈다. 공판장 실적과 경제사업 규모를 이야기할 때도, 농협 개혁과 농촌 현실을 말할 때도 결국 모든 기준은 ‘농민에게 도움이 되느냐’였다. 정 조합장은 “농협은 결국 농민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조직”이라며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그 가치를 직접 체감하지 못한다면 농협의 역할 역시 의미를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광주원예농협은 광주·전남권을 아우르는 대표 품목농협이다. 공판장과 경제사업, 신용사업, 농자재 공급, 농업용 필름사업, 종묘사업 등을 운영하며 생산부터 유통까지 농업 전반을 지원한다. 특히 공판장 사업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그는 “농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제값 받고 팔아주는 것’”이라며 “광주원예농협 공판장은 전국에서도 경쟁력이 높은 농협”이라고 말했다. 특히 “농협의 경제사업이 단순
K-푸드가 전 세계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지금, 우리 고유의 맛과 향을 수백 년간 지켜온 전통식품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우리 농산물을 바탕으로 전통의 맥을 이어온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마스터, ‘대한민국식품명인’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하는 ‘대한민국식품명인’은 우리 전통식품의 보존과 계승, 발전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직접 지정하는 전통식품 분야의 최고 명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고유의 전통 가공 기술을 원형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만큼, 지정 기준과 절차 또한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농식품부 그린바이오산업팀 정성문 사무관은 “‘대한민국식품명인’은 국가가 공인한 최고 권위자인 만큼,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제조 기술자를 넘어 우리 농촌의 역사와 전통 유산의 가치를 지켜내는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고유의 가치를 지켜낸 명인들의 뚝심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날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고유의 정체성이 빛을 발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명인들이 축적해 온 소중한 자산을 깊이 존중하며, 명인의 기술과 정신이 전통 보존에 머무르지 않고 K-푸드의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과수화상병과 사투를 벌이는 농민들의 하루는 전쟁과 다름없다. 병이 번지기 시작하면 수년간 정성껏 키운 과수원이 한순간에 매몰 처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균이 가장 활발한 5월 말부터 7월까지 농민들은 가장 긴장된 시간을 버티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배 농가 부부의 일상은 치열했다. 새벽 5시면 어김없이 과수원으로 향해 나무를 살핀다. 하지만 새벽이라고 병징이 잘 보이는 건 아니다. 햇빛 반사와 이슬 때문에 오히려 감염 흔적을 놓치기 쉽다고 한다. 그래서 저녁에 다시 과원을 돈다. 낮 동안 흘러나온 세균성 점액(누출액) 덕분에 병든 부위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사람 눈은 빛에 따라 착시가 생기기 마련이라, 같은 나무를 봐도 놓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부는 서로 구역을 바꿔 하루 두 번 교차 점검을 한다. 무려 2만 평 과수원의 나무를 수확기까지 매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화상병 예방은 결국 사람의 발과 눈으로 버텨내는 노동이다. 감염 의심 흔적이 발견되면 망설임도 없다. 조금만 의심돼도 바로 잘라낸다. 설사 어린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어도 가지를 통째로 제거한다. 겨울철 전정(가지치기) 때
한국농업기술진흥원(원장 이석형)이 농업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미래 농산업의 청사진을 공유하기 위해 지난 13일 전북 익산 본원에서 농업 전문지 기자단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이석형 원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마련된 언론 소통 자리로, 농진원의 경영 철학과 2026년도 주요 핵심 사업을 가감 없이 공유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농업 전문지 기자단 25명과 농진원 이석형 원장을 비롯한 각 본부장, 주요 간부들이 참석했다. 농진원은 이 자리에서 농업기술 실용화와 농산업 혁신을 위한 중점 추진 과제들을 상세히 설명하며 열띤 논의를 이어갔다. 다음은 이석형 원장과의 주요 일문일답. 농진원이 지향하는 핵심 가치와 미래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 기관은 농업과학기술 연구개발 성과의 실용화를 촉진해 농산업 진흥을 이끄는 미션을 가지고 있다. '혁신기술 기반 미래 농산업 선도기관'이라는 비전 아래 , 2030 경영목표를 수립했다. 구체적으로는 첨단농업 시장 규모 6.8조 원 달성 , 기술사업화 매출액 1.6조 원 달성 , 그리고 미래 성장 전문인력 7천 명 양성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농업 현장에 어떻게 접목할 계획인가? 단
“밤에 뿌려야 벌레가 잘 죽어 방제 효과가 좋은데, 법은 낮에만 드론을 날리라고 합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농업인의 토로는 단순하지만 뼈아프다. 최근 농촌에 자율주행 농기계와 드론을 활용한 스마트 농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법적 규제는 농민을 ‘잠재적 범법자’로 내몰고 있다. 방제 효과를 높이고 농업인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야간 드론 방제’가 까다로운 규제의 벽에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드론 비행은 일출 후부터 일몰 전까지만 허용된다. 그러나 실제 농사 현장의 사정은 전혀 다르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약을 뿌리면 잎에 닿기도 전에 증발해버려 방제 효과가 반감된다. 무엇보다 해충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간이 밤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방제 효율을 높이고 폭염 속 농민의 건강을 지키려면 서늘한 새벽이나 밤이 적기지만, 법은 도리어 이때 드론을 띄우는 이들에게 ‘최소 300만 원의 과태료’라는 경직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물론 드론은 항공기로 분류된다. 안전과 안보를 책임지는 국토교통부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안보 시설이 없는 탁 트인 농경지에서조차 복잡한 서류 뭉치에 가로막혀 야간 방제
"K-푸드가 반도체와 함께 대한민국 수출을 이끄는 양대 산맥이 될 수 있도록 aT가 끝까지 책임지고 지원하겠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홍문표 사장이 15일 서울 aT센터에서 개막한 '2026 상반기 바이어초청 수출상담회(BKF+)' 현장에서 K-푸드의 지속적인 수출 확대와 신시장 개척을 향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로 18년째를 맞이한 BKF+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K-푸드 수출상담회다. 올해는 전 세계 45개국에서 143개사의 핵심 바이어들이 직접 한국을 찾았으며, 국내 우수 수출기업 279개사와 1대 1 맞춤형 수출 상담을 진행하며 새로운 무역의 물꼬를 튼다. 홍 사장은 K-푸드의 눈부신 성장세를 언급하며 이번 행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K-푸드는 현재 UN 가입국 수보다도 많은 전 세계 208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135억 6,000만 달러(약 20조 원)라는 역대 최고 수출액을 달성했다"며, "오늘 이 자리는 이러한 눈부신 성과를 한 차원 더 끌어올리기 위해 전 세계 바이어와 우리 기업들이 직접 얼굴을 맞대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핵심 무대"라고 설명했다. 올해 aT가 이번 수출상담회에서 방점을 찍은 화두는 크
아산시먹거리재단이 지역 먹거리 선순환 체계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농산물을 유통하는 단계를 넘어 지역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지역경제활성화 그리고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먹거리 공공성 전략 컨트롤타워’로 진화했다는 평가다. 그 중심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공공급식과 로컬푸드 체계를 진두지휘하는 아산시먹거리재단 유지원 상임이사. “이제 지역 먹거리 정책은 단순한 ‘유통’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이 앞으로 계속 살아남을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았죠. 우리 재단은 그 중심에서 지역 먹거리 선순환을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유지원 상임이사는 “우리 아산시먹거리재단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결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공공급식과 로컬푸드 체계가 그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연결이 단단해질수록 지역 경제가 튼튼해지고, 우리 아산의 지속가능성도 커진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산시 먹거리 선순환 체계를 톡톡히 해 내고 있는 유지원 상임이사를 인턴뷰했다. 올해 아산시먹거리재단의 목표와 방향 “올해 아산시먹거리재단은 단순한 농산물 유통기구를 넘어 지역먹거리 선순환체계를 완성하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농산물의 생산-가공-유
농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내가 해봐서 아는데”로 대변되는 경험지상주의가 공고하다. “이 농약이 병해충에 좋다더라”, “저 영양제를 치면 당도가 기가 막히게 올라간다더라”는 식의 근거 없는 정보(카더라식 정보)에 휘둘려 약제나 영양제를 수시로 바꾸는 광경은 흔한 풍경이다. 이러한 정보 의존 방식은 기후 변화 시대에 미래를 보장하기 어려운 위태로운 관성에 가깝다. 이제 농업은 노동력이 아닌 ‘데이터 주권’ 싸움이다. 농민 스스로가 하우스의 온·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에너지 소비량 등을 숫자로 파악하고 스마트팜 기계를 활용하여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를 쥐지 못한 농업인은 변동성이 큰 기후 위기 상황에서 대책 없이 갈팡질팡하게 되지만, 데이터를 읽는 농가는 환경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며 경영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 영농 현장에서 만난 박혜선 양평 딸기연구회장의 사례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농업을 전혀 모르는 ‘백지 상태’에서 시작했기에, 기존의 잘못된 관습이나 주변의 현혹되는 정보 대신 양평군 농업기술센터의 교육을 교과서적인 원칙으로 삼아 스펀지처럼 흡수했다. 매일 딸기의 생육상태부터 온·습도, 보온커튼, 난방, 농약, 영양제 등 모든 것을 기록했다. 그리고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의 대전중앙청과(주) 송성철 회장이 대전세종충남항운노동조합의 불법 행위와 이를 묵인해온 대전광역시의 행정을 규탄하며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송성철 회장은 지난 18일 오전 11시 중앙청과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항운노조의 업무 방해와 대전시의 직무유기를 조목조목 비판하며, 사태 해결을 위한 요구안을 제시했다. “불법 점거 대기실 비우고 정상적 하역 주체에게 돌려줘야” 송 회장은 가장 먼저 항운노조의 물리적 횡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항운노조가 청과물동 1층 하역반 대기실을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어 정상적인 하역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대전시는 이를 즉각 원상 복구하고, 정당한 용역 계약을 체결한 하역 주체인 ‘노은물류’가 해당 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즉각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공모제 대안으로 책임 회피... 관련 공무원 사퇴하라” 대전시가 하역 중단 사태의 해결책으로 제시한 ‘도매시장법인 공모제’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송 회장은 “공모제는 법인 지정에 관한 사항일 뿐, 항운노조의 불법 하역 중단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사태의 본질을 외면한 채 엉뚱한 제도를 대안이라 주장하는 것은 개설
최근 잦은 산불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이 “영농부산물 소각은 어떠한 경우에도 허용될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은 지극히 타당한 조치다. 무심코 당긴 불씨가 순식간에 삶의 터전을 잿더미로 만드는 참사를 막아야 한다는 명분에 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정부는 그 해법으로 ‘영농부산물 파쇄지원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파쇄 기계가 농가를 직접 찾아가 부산물을 잘게 부숴 땅으로 돌려보내는 이 사업은 산불 예방과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행정적 목표에는 분명 부합한다. 세계적인 와인 성지인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의 농부들은 병든 나무와 묵은 가지를 철저히 분류해 밭밖으로 격리한다. 이렇게 수거된 부산물은 바이오매스 발전소로 보내져 고온에서 완전 연소하며 에너지로 전환되거나, 전문 시설의 고온 퇴비화 공정을 거쳐 병균이 사멸된 안전한 비료로 재탄생한다. ‘원천 차단Biosecurity’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최근 부산물을 활용한 비료 공정 규정을 마련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본격적인 농사 준비에 앞서 과수원에서도 가지치기한 나뭇가지를 처리하는 파쇄 작업이 한창이다. 1년생 잔가지는 파쇄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