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은 예로부터 식용으로 사용하거나 약재로 사용했다. 칡의 전분을 이용한 칡냉면은 말할 것도 없고 칡즙이나 칡차가 숙취 해소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잎이나 줄기의 사료가치는 매우 훌륭하다. 뿌리를 넓고 깊게 내리며, 줄기 마디에서도 뿌리를 내릴 수 있기 때문에 도로 사면이나 절개지와 같이 곳의 토양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활용도가 높은 식물이지만 최근에 도로변, 강변, 산림 등 사람손이 잘 닿지 않는 곳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산림을 훼손하고 도로를 침범하여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등 직접적이고 경제적인 피해를 가져오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남부를 중심으로 미국의 거의 전역에 칡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산림을 훼손하고 있다. 칡은 잡목으로 분류되지만 아까시나 찔레나무 같은 다른 잡목류와 방제법이 다르다. 5~6월에는 칡의 새순이 돋는 시기이기 때문에 플루록시피르멥틸이나 트리클로피르티이에이 성분의 제초제를 사용하면 줄기와 잎을 고사시킬 수 있다. *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3년 4월호>에 게재된 내용의 일부입니다.
‘꼭두서니’는 순우리말이며, 옛 이름은 ‘곱도숑’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것 같은데, 그 의미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꼭두각시’의 ‘꼭두’와 같은 의미(귀신처럼 색깔변화가 심한)로 꼭두서니를 이해하고자 했던 학설이 널리 알려져 있다. 프랑스의 곤충학자 파브르가 꼭두서닛과 식물에서 염료를 추출하여 특허를 받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꼭두서닛과 식물의 뿌리를 염료로 사용했다. 동양에선 푸른색의 쪽이 있다면 붉은색에는 꼭두서니가 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널리 사용되는 천연염료이다. 중국 이름은 천초茜草로 ‘서쪽(시황제로 유명한 산시성)에서 많이 나는 풀’이라는 의미이고, 일본에서는 아카네アカネ, 茜(천)라고 하며, 천색茜色을 ‘노을색’으로 정의하고 있다. 천茜이라는 단어 자체에 ‘붉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꼭두서니’의 ‘꼭두’는 ‘꼭두각시’ ‘꼭두’보다 ‘꼭두새벽’의 ‘꼭두’와 의미적으로 더 가깝다고, 필자는 느껴진다. 이 부분을 파고들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3년 3월호>에 게재된 내용의 일부입니다.
갈퀴덩굴Galium spurium var. echinospermon은 꼭두서닛과 한해살이풀이다. 유럽, 아프리카 등에도 분포하고 있지만, 주로 일본, 대만, 극동러시아 등 동아시아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에 분포하고 있으며, 가을에 나서 겨울을 나거나 초봄에 나서 초여름에 씨앗을 맺고 죽는다. 햇빛이 쨍하게 비치는 곳보다는 그늘지고 습기가 있는 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도심에서도 자주 볼 수 있으며, 특히 철제 담장의 아랫부분이나 나무그늘 아래서도 볼 수 있다. 갈퀴덩굴의 열매에는 갈고리 같은 가시가 있다. 나팔꽃처럼 덩굴손이 있어 물체를 휘어감고 올라가지는 않지만, 줄기가 연하고 틈새를 파고든다. 그래서 ‘갈퀴덩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알려져 있다. 갈퀴덩굴은 생육 초기에도 꼿꼿이 서서 자란다. 갈퀴덩굴이 싹이 나는 시기는 보통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시기이기 때문에 덩굴성으로 길쭉하게 자라기 힘든 시기이기 때문이다. 완연한 봄이 되면 줄기의 생장이 길어지면서 얇아지고 아래로 쳐지는 모습이 된다. 줄기는 단면이 사각형이며 아래로 향한 갈고리 모양의 가시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어렸을 때, 갈퀴덩굴의 줄기를 뜯어 친구의 등에 몰래 던져
우리나라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잡초이며, 벼룩나물이 논과 같이 습한 지역에 주로 나는 반면, 벼룩이자리는 보통 물이 빠짐이 좋은 곳에서 잘 자란다. 이름과 다르게 벼룩나물과 벼룩이자리가 같이 자라는 장면은 보기 쉽지 않다. 벼룩이자리는 그 유래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벼룩나물처럼 일본 이름에도 ‘벼룩’이 들어가기 때문에 영향을 주었거나 받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있을 뿐이다. 이름만으로 추측을 하자면, 잎이나 꽃이 '벼룩이 잘 때 까는 이불'만큼 작아서 붙여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벼룩이자리는 생김새가 벼룩나물이나 별꽃과 매우 비슷하다. 가을에 나서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에 꽃을 피워 씨앗을 맺는다. 잎도 잎자루가 없이 마주보고 나며, 어렸을 때는 땅을 기며 자라다가 꽃을 피울 때 일어선다. 겨울을 나는 벼룩이자리는 줄기 생장이 더뎌 잎과 잎 사이 마디가 짧아 마치 다육식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몸을 한층 웅크리고 겨울을 나다가 봄이 되면 마디가 길어지며 꽃피울 준비를 한다. 종자는 꽃 크기에 비해 커서 한 자리에 뭉쳐 나며 주변에 경쟁자가 없으면 덤불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늘이나 양파 같은 동계작물 재배지에서 벼룩이자리는 큰 피해를
벼룩나물은 이름에 벼룩이 들어갈 만큼 잎도 작고, 꽃도 작고, 줄기도 가늘다. 거름기 많은 농경지가 아닌 이상 15cm를 넘기기 힘들고, 꽃도 많이 쳐줘야 1 cm 정도다. 다른 풀들과 겹쳐나면 있는지 없는지 유심히 봐야 할 정도다. 일본어로는 ノミノフスマ(노미노후스마)라고 하며, 번역하면 ‘벼룩의 이부자리’ 정도 된다. 우리나라 이름과 일본 이름에 공통으로 벼룩이라는 말이 들어가서 벼룩나물이 순우리말이냐 일본어를 따와서 지었느냐는 논쟁이 있기도 했었다. 이름의 기원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을 보면, 벼룩나물은 구황식물의 하나로 먹었던 식물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하다. 벼룩나물은 가을에 싹이 나고 겨울에 자라다가 이듬해 4~5월에 꽃이 피고 씨앗을 맺고 죽는다. 생육 초기에는 바닥을 기면서 자라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면 일어서서 꽃을 피운다. 일반적인 환경에서 벼룩나물은 다른 동계잡초와 섞여 자란다. 하지만, 겨울에 농사를 짓지 않는 밭에서 자랄 때는 충분한 거름기 때문에 가끔 그 존재감을 과시하는 듯 길이가 길어져 덩굴성잡초처럼 보이기도 한다. 줄기가 워낙 연해 손으로 뜯으면 후드득 잘 뜯어진다. 덩치가 작아 마늘이나 양파
‘땅에 산삼, 바다에 해삼이 있다면, 하늘에는 새삼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새삼의 종자는 ‘토사자莵絲子’라고도 불리며 자양강장에 좋은 약재로 알려져 있다. 이로 판단 했을 때, 삼은 인삼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으며, 새삼의 옛이름이 조마鳥麻인 것으로 보아 새는 하늘을 나는 새라는 뜻임을 추측할 수 있다. 이 추측을 근거로 굳이 풀어써보자면, ‘새들이 먹는 인삼’ 정도로 의미를 둘 수 있겠다. 새삼은 토종잡초이지만, 찾기는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풀보다는 나무에 기생하기 때문에, 평지나 농경지보다는 산지에 있고, 사람의 발길이 쉽게 닿지 않는 곳에 있다. 특히 칡에도 기생할 수 있다. 아쉽게도 국내 새삼류 잡초의 90%는 외래잡초인 미국실새삼이며, 새삼은 채 5%도 되지 않는다. 새삼류 잡초는 모두 기생잡초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에서 수입 등을 제한하고 있으며, 검역의 대상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새삼속 잡초를 검역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새삼의 원산지에 속하고 이미 새삼이 분포하고 있다 하더라도, 기생잡초의 농업적 혹은 환경적 피해는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새삼은 다른 새삼류 식물보다 줄기의 굵기가 굵은 편이다. 황갈색이며 반점이
미국실새삼Cuscuta pentagona는 새삼과 같은 메꽃과 한해살이 기생잡초이다. 북아메리카지역을 원산지로 추정하고 있으며, 일본, 스웨덴 등에 일부 국가에 분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에는 전국에 분포하고 있으며, 이미 귀화한 것으로 평가하는 학자도 있다. 논둑이나 밭둑, 그리고 길가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농경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새삼속 잡초의 90% 이상은 미국실새삼으로 알려져 있다. 잡초의 이름에 국가나 지역이 붙어있으면, 원산지이거나 최초로 발견된 곳을 의미한다. 미국실새삼도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온, 실처럼 가느다란 새삼’이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보통 ‘미국’, ‘유럽’, ‘서양’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토종 잡초보다 큰 경우가 많은데, 미국실새삼은 토종인 새삼보다 가늘고 연하다. 미국실새삼은 발아할 때 뿌리를 땅에 고정시키고 위로 자란다. 일정 길이가 되면, 줄기를 뱅뱅 돌리며 회전운동을 하다 기생할 대상과 닿으면 흡기를 발달시키며 달라붙고, 자신의 뿌리를 끊는다. 흡기는 기주식물의 줄기에 강하게 박혀있어 떼려고 하면 줄기가 끊어진다. 미국실새삼의 꽃잎은 뾰족하기 때문에, 다른 새삼류와 구분된다. 꽃 가운데에 큰 씨방을
금강아지풀Setaria glauca은 화본과 한해살이 여름잡초이다. 유럽이 원산으로 알려져 있으며, 북반구 온대지역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호주 등을 포함해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역에 퍼져있으며, 주로 논둑이나 밭둑, 길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금강아지풀은 이삭이 금색으로 빛나기 때문에 붙여졌다. 영어 이름은 yellow foxtail 혹은 golden foxtail로, 우리나라와 의미가 같다. 다른 강아지풀 종류와 다르게 키가 작은 편에 속한다. 보통 30cm 내외로, 정강이 높이 정도 올라오며 환경이 좋은 경우는 약 60cm까지 자랄 수 있다고 한다. 금강아지풀은 실제로 농경지 안으로 들어오는 사례는 거의 없다. 다른 잡초에 비해 종자 휴면성이 약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교란되는 농경지에서는 생존하기 힘들다. 논둑이나 밭둑 등에서 발생이 많기 때문에, 글리포세이트나 글루포시네이트 같은 비선택성 제초제를 사용하면 쉽게 방제할 수 있다. 금강아지풀에 가을 햇빛이 비쳐 황금색으로 빛나면, 지금이 가을을 넘어 겨울로 가는 길목임을 느끼게 된다. 이즈음에는 대부분의 작물을 수확하는 시기라서, 벼도 콩도 모두 황금색으로 변한다. 올해에는 길가에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