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약초9> 둥글레
중국의 손꼽히는 정복 군주인 한나라의 무제<한무제>가 민심을 살피러 평상복 차림으로 궐 밖을 나가 어느 마을을 지나던 중 밭일을 하던 한 노인을 만났다. 노인과 함께 이런저런 세상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그 노인의 눈에서 남들보다 유난히 광채가 나고 힘이 있으며, 머리는 검고 치아도 튼튼해 농사일도 젊은이 못지않게 잘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건강 비법을 물어보니 야산에서 이것을 캐다가 쪄서 껍질을 벗기고 말린 후 콩과 함께 고운 가루를 내어 꿀로 반죽해 떡을 만들어 먹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후 한무제도 이를 즐겨 먹었고, 백성들 사이에서도 이것으로 떡을 만들어 먹거나 술을 빚어 마시면 무병장수한다고 입소문이 나게 되었다. 이것은 우리가 아는 둥굴레의 일종으로, 황정(黃精)이라고 전해진다. 둥굴레 하면 둥굴레차가 바로 떠오를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런데 평소에 차로 많이 마시다 보니 둥굴레가 본래 한약재인 것을 아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둥굴레를 한약재로 사용하는 것은 기원식물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한약재 옥죽(玉竹)의 경우 둥굴레 또는 이와 비슷한 분류에 속하는 식물의 뿌리줄기를 이용한다. 황정(黃精)은 층층갈고리둥굴레, 진황정
- 최수지 한의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보건연구관
- 2023-09-18 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