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들은 자신들의 먹이를 저장하기 위해 수천 송이의 꽃을 방문하여 꽃꿀과 꽃가루를 수집해 온다. 꽃에서 수집해 온 꽃꿀은 수분함량(20% 이상)이 많아 날갯짓을 통하여 수분을 날리고 적정 수분량(20% 이하)으로 농축하여 벌집 벌 방에 가득 채우고 밀납으로 덮어 밀개하여 겨울철 양식을 준비한다. 이른 봄, 많은 일벌들이 밀개를 뜯어내고 굶주린 배를 경쟁적으로 채우고 있다. 꿀은 탄수화물, 지질, 단백질, 식이섬유, 비타민 C, 칼슘, 인, 철분, 나트륨, 칼륨 등의 영양성분이 들어 있으며 피로 해소와 면역력 강화, 변비예방, 항암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꿀벌은 사람들에게 벌꿀과 꽃가루, 프로폴리스, 로열젤리, 밀랍, 봉독 등을 제공한다. 화분매개곤충의 감소는 식량 생산과 직결되어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다고 CNN은 보고한 적이 있다. 화분매개곤충이란 식물에 꽃가루를 매개하는 것으로 특히 농작물 결실에 도움을 주는 유용한 곤충들을 말하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곤충이 바로 꿀벌이다. 우리나라에서 화분매개(뒤영벌, 파리류 포함) 의존량은 전체 농작물의 17.8%이며, 그 경제적 가치는 무려 6조 8천 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밤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것으로 밤(栗, 율)은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과실 중 하나이다. 6월경에 꽃이 피며, 아까시꿀, 잡화꿀 다음으로 꿀 생산량이 많다. 예로부터 피로 회복, 항균 작용이 뛰어나며, 기관지 질환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밤꿀은 꿀벌이 밤나무꽃에서 꿀을 모아 저장하여 숙성시킨 꿀로 진한 향과 쓴맛이 있어 예로부터 민간에서 민간 의약(생활의약)처럼 사용되어 왔다. 밤꿀에는 ‘키눌렌산’ 포함되어 있어 면역력도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월은 아카시꽃이 지천에 널려 있다. 달콤한 꿀 향내가 진동을 하듯 꿀벌들도 그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수 없나 보다. 아카시꽃은 5월을 대표하는 꽃 중에 하나이다. 버선말 모양의 꽃들이 만개하면 비로소 꿀벌들의 잔치가 열린다. 일단 꿀이 많다고 느껴지면 머리부터 쳐 밀고 들어간다. 그리고 앞쪽의 4개의 다리로 꽃잎을 벌리고 나머지 맨 뒷다리로 아래쪽 꽃잎을 눌어 꽃 속 깊숙이 머리를 처박고 혀를 내밀어 꽃꿀을 삼킨다. 꽃꿀이 많은 꽃은 20∼30초 이상 흡밀을 하기도 한다. 달콤한 아카시꿀이 올해도 기대된다
5월은 아카시꽃과 더불어 많은 식물들이 꽃을 피운다. 병꽃나무 역시 4∼5월 전후로 꽃피는 식물로 인동과 병꽃나무속에 속한다. 꽃의 목 부분이 길어서 마치 병을 거꾸로 세워서 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꽃말은 ‘전설’ 이다.
사람의 체온은 섭씨 약 36도이며 벌집의 냉·난방을 담당하는 꿀벌 일벌들은 유충(애벌레)의 체온을 35도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 관리한다. 일벌들은 벌집 내부의 온도를 정교하게 관리하는데, 겨울철 온도가 낮을 때는 한 무더기의 덩어리 형태로 봉구를 형성하는 한편, 한여름 더울 때는 많은 무리의 일벌들이 머리를 소문 쪽을 향하고 배를 약간 추켜들고 날개를 진동하면서 부채질하듯 움직이는 선풍행동(Fanning behavior)으로 환기를 통해 온도를 조절한다. 이러한 행동은 또한 벌집 내 꿀벌들의 식량인 저장된 꿀의 수분함량을 18% 정도로 적절하게 보관하는 역할도 한다.
아카시꿀은 특유의 향을 가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으며 국내에서 생산되는 꿀의 약 70% 정도를 차지한다. 지금까지는 ‘아카시아나무’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아까시나무’와는 서로 다른 품종이다. 우리가 먹는 아까시꿀은 ‘아까시나무’에서 채취한 것으로 혼돈하지 말아야한다. ‘아까시나무는 장미목-콩과-콩아과-로비니아속’이고 ‘아카시아나무는 장미목-콩과-미모사아과-아카시아속’으로 열대식물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기 힘들고 주로 베트남 등에서 서식한다. 아까시꿀은 비타민 등이 풍부하고 헬리코박터균에 강력한 항균 활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꿀벌 일벌들은 꽃으로부터 꽃가루와 꽃꿀을 얻는 대신 꽃들에게는 수분을 할 수 있도록 중매쟁이 역할을 한다. 정찰 벌들이 꽃을 찾게 되면 가장 직선거리의 노선을 찾은 다음 다른 일벌들에게 벌집에서 춤을 추기 시작하여 생산물이 많은 꽃을 알려준다. 가까운 곳의 꽃밭을 발견하면 원 모양의 춤을 추고 꽃과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8자 모양의 꼬리춤을 춘다. 꼬리춤은 밀원(蜜源)과 직접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어 동료 벌들이 이 춤을 보면 밀원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
패션프루트의 원산지는 브라질 남부,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북부 등으로 알려져 있다. 시계초과의 식물로 우리나라 이름은 다 익은 과일에서 백 가지 맛과 향이 난다하여 ‘백향과’로 불린다. 꽃의 모양이 마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걸린 듯한 모양을 연상해 ‘그리스도 수난의 꽃(Passion Flower)’이라고 불려졌다. 서양뒤영벌이 개화된 꽃 사이에서 열심히 수분 작업을 하고 있다.
펜스테몬은 꿀풀목 질경이과의 식물이다.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미국, 캐나다 등이다. 꽃색은 흰색, 노란색, 푸른색, 자주색, 주홍색 등 다양하며 꽃은 통 모양이다. 꽃이 피는 시기는 주로 6월에서 8월이며 10월부터 다음해 3월 까지 씨앗으로 파종하면 된다. ‘은혜에 감사해요’라는 꽃말을 가지며, 꿀벌이 쉽게 꿀을 채밀할 수 있는 꽃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