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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농업

내 마음이 들리니? 3

내 마음이 들리니? 3





“이게 노랑 상사화죠?”

,,, ,,,

“와, 이게 다 노랑 상사화 맞죠?“

,,, ,,,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곤 천천히 내 카메라의 뷰파인더에서 눈을 떼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늦은 오후 햇살에 온통 반짝이는 꽃길 사이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환호성을 질러대는 그녀는,

진노랑상사화로 뒤덮인 꽃밭 위를 하늘거리며 나는 나비 같았다.

금빛 햇살이 레이저가 되어 그녀를 관통했다.

순간, 그녀는 비틀거렸다.

화살촉에 맞은 작은 새처럼 털썩 풀잎 위에 쓰러졌다.


“정신이 드니?”


그녀는 말없이 나를 쳐다보았다.

뭐라고 말하려는 그녀의 입술 위에

내 입술을 덮었다.

그녀의 향기가 내게 전해져 왔다.



마음을 닫으면

또 다시 하나의 문을 만나게 된다고,

그리 서글퍼 할 것도 없다던 그녀는

닫힌 마음 앞에서 절망해야했던 어린 날의 기억을

잊지 않고 있었을까.

까르르 웃던 환한 얼굴로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을 열 수 있었을까.





나란히 걷는 것도 좋은 일이다.

나란히 손을 잡고 걷는 것은 더욱 좋은 일이다.

내가 처음 그녀를 만나

나란히 걸었던 곳은 오솔길이었다.

그녀와 손을 잡고 나란히 걸었던 곳도

가랑비가 내리던 단풍나무 오솔길이었다.

나란한 것과 평행한 것,

마주하여 하나가 되는 것과

마주하여 남남이 되는 것.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였을까.



계절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너와 나의 열정처럼,

바다를 담은 마음은 뜨거웠다.

하여,

붉게, 붉게 피어났다.

까마득한 날 우리가 어쩌다 마주쳤을지라도

지금은 기억해야 하노라 말하고 있다.

아직은 뜨거운 가슴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이제 조금만 사랑하고

조금씩만 그리워하기로 했습니다.

한꺼번에 사랑하다

그 사랑이 다해 버리기보다,

한꺼번에 그리워하다

그 그리움이 다해 버리기보다

조금만 사랑하고 조금씩만 그리워 해

오래도록 그대를 내안에 두고 싶습니다.

아껴 가며 읽는 책, 아껴 가며 듣는 음악처럼

조금씩만 그대를 끄집어내기로 했습니다.

내 유일한 희망이자 기쁨인 그대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이 없어지고 지워지지만

그대 이름만은 내 가슴속에 오래 오래

영원히 남아있길 간절히 원하기에,,, ,,,

- 詩, 눈물겨운 너에게/ 이정하 -


노랑상사화 군락을 만났던 날,

햇빛을 받으며 찬란하게 빛났던 상사화를 바라보면서

너와 함께 아름다운 꽃을 같이 바라본다는 행복한 생각이 들면서도

가슴 한편에는 싸한 감정이 들었었어.

상사화의 꽃말을 생각하는 순간,

그 의미가 우리는 아닐련지 생각하면서,,,

항상 널 생각하고

매순간 널 사랑하면서도

언제나 함께 할 수 없음은

우리의 어쩔 수 없는 삶인 것인지

우리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인 것인지,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아.

우리는 항상 이렇게 그리워하면서

살아야만 하는지.

우리는 상사화와 같은 운명인 것인지,

마음이 너무 너무 서글퍼.




어느 날,

바람처럼 찾아올 것 같은 그리움으로

되돌아보고 되돌아보면서 서성이지만

돌아서면 언제나 그 자리.

언젠가,

네 발자국 소리 들리면

붉게 물든 단풍 우수수 떨어지고

나는 맨발로 달려 나가

널 맞고 싶어

와락 부등켜 안으며,,, ,,,

“내 마음이 들리니?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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