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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씨앗에 관련된 자료를 검색하던 중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발견했다. 경남 창녕 우포늪의 퇴적층에서 발견된 창포 씨앗 이야기이다. 발견된 씨앗은 무려 800년대의 종자로 추정된다고 한다. 전문가들이 싹을 틔워보고자 우포늪 바닥의 흙을 채취해 파종하고 적정환경을 만들어 주니 보름 후 새싹이 움트기 시작했단다. 종자는 환경이 좋지 않으면 발아하지 않고 휴면하다가 환경 조건이 맞으면 싹을 틔우는 특성이 있는데, 늪지대 퇴적층이 창포 씨앗을 오랜 시간 변형 없이 휴면할 수 있게 도운 것이다.

 

손톱만큼 작은 씨앗이 발아한 것에 왜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였을까. 그것은 종자의 가치 때문이다. 과거에는 동‧식물 등 유전자원을 종 다양성 연구를 위한 학술적 가치, 유전자원이 제공하는 생태적 가치, 생물자원이 문명과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사회적 가치만으로 평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유전자원은 농업 이외에도 생명공학,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산업 소재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생물 유전자원의 가치가 재인식되고, 생명공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유전자원을 신품종, 신약으로 개발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은 천연물 신약 우수성 연구와 식물유래 천연물 신약 개발 경쟁으로 치열하다. 천연물은 식물 종에 따라 나타나는 성분이 2~3천여 개에 달해 합성 약보다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부작용은 적다는 장점이 있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는 아스피린(Aspirin)을 들 수 있다.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 해열진통제로 이미 100년 전 개발되어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사용 중이다. 다른 예로는 택솔(Taxol)이 있다. 택솔은 주목에서 유래한 성분으로 개발한 항암제로 세계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소염제 스테로이드(Steroids)는 마, 카라발콩에서 분리한 것이며, 독감치료제 타미플루는 향신료인 팔각에서 유래한 물질로 만든 것이다.

 

이렇듯 천연물 신약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천연물 신약은 투자 효율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실제로 신약 1건을 개발하면 연간 1~2조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신약 개발이 가능하게 하려면 다양하고 풍부한 유전자원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인구증가 등으로 지구 유전자원의 다양성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도 다수확 또는 내병성 품종으로 수요가 쏠리면서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드는 추세다.

 

세계 각국은 국가 신성장동력 창출과 자국 식량안보를 위해 유전자원 확보와 보존에 노력을 쏟고 있다. 또한, 글로벌 농약 회사와 종자기업들은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내재해성 유전자원을 발굴하는 데 열을 올리는 중이다.

 

앞서 얘기했듯 유전자원은 학술, 생태, 사회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까지 두루 갖춘 국가 유전자원이다. 농업유전자원센터는 이렇게 소중한 우리의 유전자원을 활용, 보존, 관리하는 곳이다. 현재 3,124종 27만 5,722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자원들은 첨단 저장시설에 잠들어 있으며 필요하면 언제든 발아시킬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올해도 이 첨단 저장시설에 다양한 우수 유전자원이 많이 입고될 수 있기를, 그리고 이를 활용해 천연물 신약 개발과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이 활성화되고 우리나라가 종자강국으로 굳건히 자리할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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