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국내에는 맥주용 효모가 없었을까? 맥주 산업 초기부터 일본 등 외국에서 효모와 양조기술이 도입되었고, 이후에도 효모는 주로 수입에 의존해 왔다. 또한 제빵용 효모를 일부 활용했으나 이는 맥주 양조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아 품질 향상에 한계가 있었다.

맥주 제조에 사용 되는 효모는 발효도, 향미, 알코올 내성, 당분 분해 능력, 발효 기간 등 다양한 요소가 모여서 맥주 스타일의 정체성과 품질을 결정 한다.
따라서 효모의 선택은 맥주 맛의 핵심이며, 각 효모는 맥주 특정 스타일의 풍미와 개성을 극대화시킨다. 맥주 제조용 효모 특성에 대한 기초연구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효모 개발이 어렵다.
맥주용 효모 개발을 위한 미생물 자원에 대한 기반과 더불어 발효 특성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그리고 상품 개발에 적합한 관점이 동시에 필요하다. 이에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농식품연구소는 국내 맥주 효모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맥주 효모는 없었어도 우리나라에만 사는 다른 토종 효모들이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발효식품은 된장, 간장 등인데 모두 토종 효모가 숨어있다.
과일에도 토종 효모가 있다. 이 토종 효모 중에서 맥주 맛을 극대화하는 효모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그렇게 맥주와 어울리는 효모를 찾는 여정이 시작됐다. 현재,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전국에서 누룩, 막걸리, 토종 과수 등을 수집하여 토착 효모 약 4,152주를 확보했다.
수집된 다양한 토종 효모들 중 맥주와 어울릴 수 있는 효모들의 특징을 조사했다. 그중 최종 선발된 것은 포도에서 분리된 효모(사카로마이세스 세레비지애) AFY-17이었다. 효모 선발 기준은 맥주 제조 후 맛이 제 1기준이었다.
다음으로는 맥주의 알코올 생성, 향, 거품, 질감 등이다. 포도에서 추출된 효모는 와인을 만드는 데에도 쓰이니, 어찌 보면 와인에서 맥주를 찾은 셈이다.

지역농특산물인 옥수수(강일옥) 25%를 이용한 당화액에 농식품연구소에서 선발한 저온 생육이 가능하며, 알코올 생성이 우수한 AFY-17 효모를 접종하여 발효 숙성한 ‘옥시기 맥주’가 탄생했다.
국산 효모로 제조한 ‘옥시기 맥주’의 맛은 열대과일의 상큼하고 향긋한 풍미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원료인 맥아를 대체할 수 있는 전분질이 풍부한 옥수수를 25%로 사용하여 옥수수의 단맛과 가벼운 바디감, 깔끔한 목넘김이 특징이다.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농식품연구소는 옥수수 외에도 지역 농산물 쌀, 감자, 사과, 복숭아 등을 이용한 지역 특산 수제 맥주 양조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도내 양조장들과 협업하여 강원특별자치도하면 떠오르는 지역특산물인 감자, 옥수수 등을 활용해 ‘옥시기비어’, ‘감자바우비어’, ‘쌀로비어’ 등 수제맥주 3종을 개발했고, 도내 브루어리에 기술이전했다.
또한 농식품연구소에서는 다양한 맥주 스타일을 고려하여 원하는 맥주 스타일과 품질 목표에 맞춰 적합한 균주를 선택할 수 있도록 균주 선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수많은 균주들의 특성과 양조 적성 테스트를 통하여 지금까지 과일향이 풍부하고, 발효능과 응집성이 우수한 효모 5종AFY-5, AFY-6, AFY-7, AFY-10, AFY-17에 대해 특허출원을 마쳤다.
선발된 효모를 옥수수 맥주에 적용한 결과 드라이하고 알코올 도수가 높은 맥주를 원한다면 AFY-17 균주가 적합할 수 있으며, 밝고 부드러운 맥주를 원한다면 AFY-6 균주를 고려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맥주 원료의 국산화와 품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내에서 만들어지는 수제맥주와 양조장을 더 알고 싶다면 도내에서 발간한 “강원도 수제맥주 여행”http://ares.gangwon.kr을 참고할 수 있다. 지역 수제맥주 뿐만 아니라 맥주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강원도 특산물을 이용한 맥주 안주 레시피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번 기회에 국산 효모로 만든 강원도 수제 맥주를 마시는 즐거움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5년 7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