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관행농법보다 더 많은 것도 아니죠. 하지만 아이들 건강, 우리가 먹는 먹거리의 안전을 생각하면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에요.”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청주의 조재문 대표의 첫마디이다.
청주시농업기술센터 채희열 원예작물팀장은 “관내에는 친환경농업에 대한 자부심을 품고 청주의 농산물의 가치를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들이 많다. 관행농업보다 힘든 농작업 등이 있는데도, 사명감으로 고품질의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는 데 끊임없이 노력하신다. 조재문 농가께서는 농업인들과 함께 그 신념을 지켜나가고 있어, 농업기술센터에서도 응원한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시 오창읍 소재에서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조재문 대표는 벼농사부터 시작하여 오이, 딸기 농사를 하던 농업인이었다.
지금은 13년째 토마토를 전문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그가 토마토와 인연을 맺게 된 데는, ‘건강’과 ‘노동 강도’라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다.
처음엔 수도작(논농사)부터 시작했고, 2007년부터는 비닐하우스를 짓고 시설원예 농업에 도전했다. 첫 작목은 오이였다. 당시엔 벼농사보다 시설작물의 소득이 높았기 때문이다.
“오이는 4~5년 정도 했어요. 그런데 정말 힘들더라고요. 유인도, 수확도 계속해야 하고, 노동 강도가 높아서 결국 포기했죠.”
그렇게 전환한 작물이 토마토였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토마토도 손이 많이 가는 작물 중 하나지만, 자연스럽게 키워도 일 년에 2회 수확하면서 노동 부담은 줄이고 소득은 증가시키고 있다.
보통 7~8단에서 적심하여 수확을 마무리하고 작기를 끝내는 방식을 택하고 있어, 오이보다 관리가 수월하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토경 방울토마토 이외도 수경 완숙토마토, 샤인머스캣 재배도 병행하고 있으며, 샤인머스캣은 세 동 규모로 시작한 지 3년째다.
“농업이 힘든 건 맞지만, 농가 자신에게 잘 맞는 작목을 찾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소득도 안정적인 작목을 찾는 게 결국 오래가는 길이죠.”
토양 재배로 방울토마토 생산
토양 재배를 고수하며, 땅이 주는 힘과 ‘기력’에서 오는 고유한 맛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토양에서 자란 토마토는 맛이 달라요. 땅이 주는 힘이라는 게 있거든요. 재배 실수가 있어도 토양은 완충 작용이 되니까 더 안정적이죠.”
4월 15일경 방울토마토 정식을 시작해 5월 말부터 첫 수확을 하고, 본격적인 출하는 6월부터 시작된다. 7월 말에서 8월 5일 사이에 여름 작형은 마무리된다. 이후 곧바로 부산물을 정리하고 8월 말경 가을 작형을 시작한다.

“줄기 다 뽑고, 옆에다 구멍을 뚫어 심어요. 같은 하우스 안에서 정식 위치만 바꾸는 식이죠.”
하우스는 이중하우스 구조에, 수막시설은 있지만, 난방시설은 없다. 덕분에 가을 작형은 상대적으로 수확 시기가 늦어진다. 8월 말 정식한 토마토는 10월 중순 무렵부터 수확이 시작되며, 크리스마스 전후로 마무리된다. 추위가 시작되면 수확 속도는 느려지지만, 끝까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가 이어진다.
하우스 450평 규모에 4,800주가량 모종을 심는다. 가장자리 두둑에는 한 줄씩, 가운데 두 두둑에는 2줄을 심어 총 6줄 재배이다. 가을 작형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지만, 봄작형보다 수확량은 줄어드는 편이다.
하반기 작기가 끝나면 토양 관리에 들어간다. 유기질 비료를 살포하고, 줄기 등 부산물은 트랙터에 장착된 파쇄기를 통해 파쇄한 뒤 밭에 환원한다. 이렇게 재활용된 유기물이 다시 토양의 힘이 되어 다음 작기를 준비한다.
“비닐 벗기고 점적호스 치운 뒤 트랙터 한 번 돌리면 끝나요. 줄기 파쇄도 한 번에 되고요. 하우스 내 오이 유인줄 관리만 잘하면 안전하게 할 수 있어요.”

단순한 생산을 넘어서, 토양의 힘을 믿고 순환하는 농사를 실천하는 이 농가의 방식은 기후 변화와 지속가능성이라는 농업의 숙제를 실용적으로 풀어나가는 하나의 해답으로 보인다.
“맛있다고 다시 주문해줄 때, 보람”
“맛있다면서 다시 주문 들어오면, 그게 제일 뿌듯하죠.”
수확한 방울토마토는 농협, 학교 급식, 로컬푸드직매장, 직거래 등 다양한 유통 경로를 통해 소비자와 만난다. “농사는 고단하지만, 내 토마토를 다시 찾는 사람이 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체 출하 물량 중 60%가 친환경 매장, 20%는 학교급식, 10%는 로컬푸드, 그리고 직거래는 약 10% 수준이다.
“소비자들이 맛있다고 다시 주문할 때가 제일 기분 좋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젊은 엄마들이 친환경 농산물에 관심이 더 높다는 것은 희망적인 변화죠. 그래서 더 열심히 농사짓고 있습니다.”
현재 오창읍의 ‘팔결장목반’ 반장을 맡으며 지역 농업인들과 함께 시설채소 재배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분명하다.
“계속 친환경 농사를 지으며, 제대로 한 번 대박을 내보고 싶습니다.”
농업기술센터 뿔나방 교육 덕분
최근 농가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뿔나방’이다.
“기후온난화 영향으로 전에는 없던 병해충이 생겨요. 뿔나방은 특히 심각해서 초창기엔 3일에 한 번씩 친환경 자재를 살포하고, 지금은 5일에 한 번씩 해요.”
청주시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뿔나방 방제 교육 등을 실시하고, 2월 초부터 뿔나방 대비 약재를 지원해줬다. 조재문 대표는 “겨울철 농한기엔 더 다양한 교육이 많고 농가들을 잘 챙겨준다. 몰랐던 기술도 배우니까 언제나 고마운 기관”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5년 7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