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식탁 위에 다양한 음식을 올린다. 그런데 알고 계셨나요?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음식의 3분의 1, 무려 21억 톤이 버려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자원 낭비를 넘어 지구 생태계에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출처: 2003 BCG보고서. 2004 FAO.)
산업의 발달은 식품의 저장성과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켰지만, 동시에 폐기물과 탄소배출의 급증이라는 역설을 낳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푸드 업사이클링Food Upcycling’이다.
업사이클링은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부산물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낮은 가치 → 고부가가치’로 전환하는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의 핵심축이라 할 수 있다.

국내의 농산 가공품 생산은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채소·과일·곡물·두부류 등의 부산물 발생량은 연간 약 500만 톤(2019년 기준)에 달한다. 이는 전체 원료의 10~30% 수준으로 추산되며, 폐기 처리 비용만도 8천억 원 이상이 소요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부산물은 대부분 사료나 퇴비 등으로 제한적으로만 활용되며, 지역별 생산물과 가공지역 간 불일치로 인해 체계적인 수거 및 활용 시스템이 부재한 실정이다. 예를 들면 강원특별자치도는 옥수수·감자·토마토·파프리카 등 다양한 작물의 최대 생산지임에도 가공산업 연계가 부족해 부산물의 활용이 매우 미진한 실정이다.
또한 착즙형 가공제품을 생산하는 농가와 시군 가공센터에서는 사과, 포도, 배, 오미자 등 과일 착즙 후 발생하는 찌꺼기(20~30%) 처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수분과 유분 함량이 높고 미생물에 취약한 부산물의 특성상 신속한 수거·전처리 체계가 필수적이다.
정부는 2022년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을 개정하였고,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푸드테크 10대 핵심기술 중 하나로 업사이클링을 선정하는 등 정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연 매출 5천만 원 미만의 스타트업 중심의 소규모 산업 구조에 머물러 있어, 기술적 고도화나 시장 확대에 있어 제약이 많다. 현재 국내 연구는 대부분 상용화 후반 단계(6~9단계)에 집중되어 있으며, 원료의 수거·전처리·표준화 등 초기 단계(1~5단계)의 모델 확립이 매우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농촌진흥청,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브라운스킨(주) 등 11개 연구기관이 모여 2025년부터 5년간 제조·가공, 수확 후 국내 부산물 발생 현황에 대한 실태연구, 농산부산물 원료 확보시스템 구축 전처리 기술 및 모델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부산물 발생량에 대한 통계는 대부분 원료 생산량을 바탕으로 추정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품목별 부산물 발생량, 폐기율, 활용률 등의 실측 데이터 확보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농산물 수확 및 가공 단계에서 부산물이 어디서, 얼마나, 어떤 형태로 발생하는지 추적할 수 있는 모듈형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도농업기술원, 시군농업기술센터, 농가, 가공업체 간의 유기적 연계 체계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농식품연구소는 지역별 주요 작물에 따른 맞춤형 부산물 활용기술 개발로 가공 부산물(산채, 아스파라거스, 배, 복숭아, 사과, 포도 등)을 활용하여 식품에 응용하였다.
환제품(산채, 아스파라거스), 퓌레(배, 복숭아, 토마토), 액상차(사과), 잼(다래, 포도), 차(블루베리, 아로니아)를 제조하여 부산물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또한 사과박 20%를 포함한 가죽시트지를 제조하여 이를 활용한 가방, 지갑 등 가죽제품울 생산했다.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의 실현은 이제 선택이 아닌 농식품 산업의 필수 전략이다. 버려지던 부산물이 고부가가치 산업의 원천이 되고, 지역경제의 새 자원이 될 수 있도록 기초 인프라부터 제도적·기술적 뒷받침까지 다층적인 대응이 절실하다. 농산 부산물의 가치를 다시 매기는 이 새로운 흐름이, 우리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5년 8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