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6 (토)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관행농업/로컬푸드

안성 로컬푸드 박용출 대표 "농사짓는 즐거움"

“수확하는 순간, 행복감을 느끼죠”

신선한 먹거리를 매일 소비자의 식탁에 올려주는 로컬푸드 생산자 가운데, 안성시 대덕농협로컬협의회장도 맡은 박용출 대표를 만났다. 그의 농장을 둘러보는 농장에는 고향과의 약속, 가족의 땀, 그리고 농업에 대한 자부심이 함께 자라고 있다.

“이것도 집에 가서 한 번 요리해서 먹어봐요.”

밭에서 막 수확한 꽈리고추를 건네고, 고소하고 아삭한 양배추, 달콤한 청포도까지 담아주는 그의 손길은 따뜻했다.

 

먹거리 하나하나를 직접 소개하는 모습에서 박 대표의 철학을 읽을 수 있었다.

 

밭에서 막 수확한 채소와 과일을 건네던 그의 환한 웃음처럼, 로컬푸드는 가까운 거리를 의미하면서 소비자가 안심하고 즐겁게 먹는 것, 그 자체가 궁긍적 로컬푸드의 가치임을 박용출 대표는 보여주고 있었다.

 

안성시농업기술센터 오준옥 유통지원팀장은 “박용출 대표는 로컬푸드의 진짜 의미를 떠오르게 하는 선도 농가이다. 로컬푸드 정신을 실천하는 모범 농가이자, 생산자와 소비자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귀향(?) 20년, 5천 평 농사

“마음은 늘 고향에 있었어요. 언젠가는 꼭 내려와서 농사를 짓겠다고 다짐했지요.”

안성에서 꽈리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 박용출 대표는 귀향의 꿈을 20년 전 실현했다. 2003년, 미리 준비해둔 땅을 기반으로 남편과 함께 안성으로 내려와 농사를 시작했다.

 

더 안정적인 기후와 토양을 가진 안성을 선택한 것은 농사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안성 4천 평, 당진 1천 평, 총 16,528m²(5천 평) 규모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주 품목은 꽈리고추다. 남편이 재배를 전담하고, 박용출 대표는 꽈리고추의 선별·포장·유통을 맡으며 부부가 역할을 나눠왔다. 꽈리고추는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이지만, 부부의 오랜 노하우와 정성이 더해져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귀향은 제게 단순한 선택이 아니었어요. 땅을 사 두고, 언젠가는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던 약속이었죠. 지금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뿌리내린 것이 제 삶의 가장 큰 보람입니다.”

20년의 세월 동안 박 대표는 부지런히 농업인의 길을 걸어왔다.

 

수확하는 시간이 제겐 행복

“다른 사람들은 더운데 고추를 어떻게 따냐고 묻지만, 저는 너무 즐겁습니다. 땀 흘리며 수확하는 그 시간이 제겐 행복이지요. 꽈리고추의 매력은 매일매일 수확할 수 있다는 겁니다. 손이 닿기만 하면 돈이 된다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몰라요.”

서울에서 생활하다 귀향한 그는 처음엔 200평에서 시작한 꽈리고추 농사는 첫해에 4천만 원 이상의 소득을 안겨주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소문을 듣고 주변 농가에서도 꽈리고추 재배가 늘어났다.

안정적인 수확과 소득 덕분에 소문이 나자 주변 농가들도 도전했지만, 고된 노동에 하나둘 포기했다.

“저하고 꽈리고추가 궁합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제 손이 가는 만큼 수확이 나오고, 곧바로 소득으로 이어지니까 농사짓는 즐거움이 있죠.”

실제로 그의 하우스 안은 꽈리고추가 주렁주렁 열려 있어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농업기술센터 교육, 유익하다

박용출 대표가 안정적으로 농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안성시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이 컸다. 귀향 초기에 하우스 시설비 50% 지원받아 농업 기반을 마련했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작목과 기술을 배웠다.

 

“농업기술센터에서 배운 교육이 너무 즐거웠어요. 한 번 들을 때마다 ‘아, 이런 방법이 있었구나’ 하고 깨달음을 얻었죠. 그때 받은 지식이 지금까지도 농사에 큰 힘이 됩니다.”

그는 농산물만이 아니라 농촌자원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겼다. 밭둑의 쑥, 민들레, 냉이까지도 돈으로 보이며 새벽시장에 내다 팔았던 경험은 지금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다른 사람 눈에는 잡초지만, 제 눈에는 다 돈으로 보였어요.”

 

유통지원팀 권영홍 지도사는 “이 지역의 로컬푸드는 신선도와 품질에서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농가들의 정성과 부지런함이 더해져 더욱 특별하다. 박용출 대표는 남다른 농사 철학과 여성 농업인으로서의 당당한 걸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

“앞으로는 건강을 지켜가며 조금씩 일을 줄여나가야겠지요. 그래도 70대 중반까지는 농사를 지어보고 싶습니다. 하하하”

박용출 대표는 “이제는 농사를 내려놓을 시기가 다가오지만, 농사지으면서 웃고 울었던 시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5년 9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C) 팜앤마켓.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