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석잠과 택란은 도입 단계에서 이름이 잘못 알려져 여러 차례 혼동을 일으킨 사례다. 초석잠은 일본, 중국,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하며, 일본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초석잠에는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페닐에타노이드라는 성분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콜린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부종 및 뇌졸증 예방, 간경화 및 동맥경화 개선, 지방간 형성 억제 등 다양한 효능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내 마음이 들리니? 3 이게 노랑 상사화죠?” ,,, ,,, “와, 이게 다 노랑 상사화 맞죠?“ ,,, ,,,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곤 천천히 내 카메라의 뷰파인더에서 눈을 떼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늦은 오후 햇살에 온통 반짝이는 꽃길 사이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환호성을 질러대는 그녀는, 진노랑상사화로 뒤덮인 꽃밭 위를 하늘거리며 나는 나비 같았다. 금빛 햇살이 레이저가 되어 그녀를 관통했다. 순간, 그녀는 비틀거렸다. 화살촉에 맞은 작은 새처럼 털썩 풀잎 위에 쓰러졌다. “정신이 드니?” 그녀는 말없이 나를 쳐다보았다. 뭐라고 말하려는 그녀의 입술 위에 내 입술을 덮었다. 그녀의 향기가 내게 전해져 왔다. 마음을 닫으면 또 다시 하나의 문을 만나게 된다고, 그리 서글퍼 할 것도 없다던 그녀는 닫힌 마음 앞에서 절망해야했던 어린 날의 기억을 잊지 않고 있었을까. 까르르 웃던 환한 얼굴로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을 열 수 있었을까. 나란히 걷는 것도 좋은 일이다. 나란히 손을 잡고 걷는 것은 더욱 좋은 일이다. 내가 처음 그녀를 만나 나란히 걸었던 곳은 오솔길이었다. 그녀와 손을 잡고 나란히 걸었던 곳도 가랑비가 내리던 단풍나무 오솔길이었다. 나란한 것
그녀가 떠나던 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수화기에서 들리던 그녀의 목소리에,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그녀는 떠났다. 시간이 흐르고, 시간이 흐른 만큼 기억도 흐려질 때 쯤 그녀의 소식을 들었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큰집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 그랬다. 그녀의 삶은 언제나 그렇게 바라보이는 삶이었다. 그것이 그녀 자체였으니까. 저녁 내내 내리던 비가 그치고 화창한 아침이 왔을 때,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웃음 속에 문주란이 피었다. 나는 애써 문주란을 외면하고 무심한 표정으로 지나쳤다.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기도하던 마음으로 한발 한발 내딛던 돌계단에서 나는 순간적으로 평정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생략- 승천사(昇天寺) 마당에 내리쬐는 햇빛은 찬란했다. <팜&마켓매거진 9월호에 자세히 게재>
바다가 아이를 불렀다. 아이는 바다를 향해 달려갔다. 바다로 간 아이는, 둥실 떠 있는 섬과 졸린 듯 드러누운 통통배를 보았다. 바다가 아이를 불렀다. 아이가 바다로 갔다. 바다로 간 아이는, 반짝이는 물결과 노을에 물들인 붉은토끼풀을 보았다. 아이가 바다를 향해 소리쳤다. 바다가 아이를 향해 대답했다. 104년만의 가뭄이 바다를 비껴가진 않았다. 사람들은 코끼리 바위 옆에 핀 등심붓꽃으로 108개의 고난을 몰아내려 하였다. 하지만, 아이가 바다를 향해 소리칠 때처럼 아무 소용이 없었다. 지금 너무나 힘든 시간이라는 것을 알기에 내 마음은 찢어지듯 아픕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이 너무나 슬퍼집니다. 이렇게 인간은 나약한 존재라니,,, 사랑하면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지고 다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사랑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에 절망합니다. 내 존재가 아무런 위로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 아픈지,,, 차라리 바라보자 않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는 것이 얼마나 더 힘든 일인지,,, 힘이 들 때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이 미치도록 괴롭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파, 너무 아파, 어떻게 해
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그저 발걸음이 향하는 곳으로 밀려서, 밀려 걸어가고 있었다. 하늘이 있었다. 푸른 잎으로 뒤덮인 모퉁이에서 팔랑팔랑 흔들리는 하늘이 있었다. 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그저 발걸음이 향하는 곳으로 무심코, 무심히 걸어가고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발자국을 떼어 놓을 때 마다 발뒷굼치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팜앤마켓매거진 6월호 자세히 게재>
*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16년 5월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16년 4월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왜 이토록 그리워할까?” 여자가 말 하였다. “우리가 너무 멀리 떨어진 별에서 살았기 때문 일 거야.” 남자가 말 하였다. “우리는 왜 이제야 만났을까?” 다시, 여자가 말 하였다. “너무 그리워해서 이제라도 만나게 된 거야.” 남자가 말 하였다 “내가 지구별 여행을 하면서 널 발견한 거야. 그래서 이렇게 만났잖니...” 다시, 남자가 말 하였다. 지구별의 많은 들꽃 중에 이른 봄에 피는 얼레지를 제일 좋아한다고 남자는 말했습니다. 봄이 오는 문턱에서 간간이 흩뿌리던 눈발이 돌단풍 꽃을 피웠습니다. 시리도록 새하얀 꽃잎에 간간히 묻어 있는 그리움을 마주 합니다. 지나간 시간들은, 살아가는 것이란 그리움으로 이어지는 것인가 봅니다. 그리움은 서럽기도 애잔하기도 하지만 세상사에 찌들지 않고 살아가게도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너무나 아름다운 것을 보면 슬퍼집니다. 아름다운 것은 너무나 한순간 사라져 버리거든요. 요즘은 시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시간이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느낌입니다. 실체를 알 수도 없고 잡을 수도 없는 시간들, 과거도 미래도 없고 오직 현재만 있다는 생각. 지금 이 순간만 있다는 것, 지금 이 순간은 바로 과거의
우리가 털어버리려 발버둥 친들 기생하며 사는 것처럼 어디 마음대로 털어지겠냐마는, 바라든지, 바라지 않든지 가고 오는 것이 어쩔 수 없듯 우리 삶과 사랑이 가고 오는 것 이라면 나는 다시 가슴속으로 파고 들어가 찢겨진 살점을 한 점, 한 점 꿰매고 있겠지? 그렇게 살겠지…? 흉흉스런 세상. 내 목숨마저 내 것이 아니고 다른 이의 손아귀에 쥐어진 채 살아가는 세상에 나는 참 많은걸 움켜진 채 놓지 않고 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욕심이란 끝이 보이지 않는 자루 같아서 채워도, 채워도 늘 부족하기만 하고 다른 이의 자루는 늘 풍성하게 채워져 보이는데 늘 내 자루만 비어있는 것 같고.지난해를 정리하며 내가 머무는 작은 집을 둘러보았습니다. 여기저기 버리지 못한 욕심에 묻혀 누렇게 빛이 바래가고 있는 물건을 보면서도 나는 미련스럽게 움켜쥐고 있었습니다. 나는 내 삶에 버려야 할 것들은 움켜진 채 정작 잡아야할 소중한 것들은 잡아둘 손이, 빈 마음자락이 없어 흘려보내고 있지는 않을까? 홀로 집을 나설 때에 버릴 것과 가져올 것을 생각합니다. 때로는 비우고 싶어도 도저히 비워지지 못하고 돌아오기도 합니다. 여행은 자유를 동반하지만 그 자유는 또한 다른 희생을 요구하기도
퉁 퉁 퉁……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에 잠을 깼다. 낯선 어둠 속에서 문틈으로 들어온 찬바람이 일렁거렸다. 적막 가운데 다시, 툭! 하고 뭔가 떨어졌다. 홀로 집을 나설 때에 버릴 것과 가져올 것을 생각합니다. 때로는 비우고 싶어도 도저히 비워지지 못하고 돌아오기도 합니다. 여행은 자유를 동반하지만 그 자유는 또한 다른 희생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는 거야, 참아야해.” “이건 운명이야,,,” 나는, 운명에 순응하기 싫었다. 가슴을 찢고 밖으로 튀어 나왔다. “우린 그렇게 사는 거야. 아니, 나는 그렇게 살고 싶어.” 멀리 아주 멀리, 최대한 달려 나가 기억에서 사라지고 싶은 유년(幼年)과 다시는 돌아보기 싫은 청년(靑年)을… 부정하며 살아 온 시간과 공간을. 하지만, 결국엔 돌아와 저 고향의 늙은 동백나무와 떨어진 통꽃을 마주한다는 것을… 주워 모아 장식한 저 꽃은 이미 알고 있었을 터. 글 사진 들꽃세상 대표 김성민